결혼을 앞둔 30대 근로자가 전봇대에서 홀로 전기 작업을 하다 감전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경기 여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일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던 김모(38)씨가 고압전류에 감전됐다.

당시 김씨는 혼자 전봇대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고, 전봇대에 연결된 안전고리에 의해 10m 상공에 매달려 있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조 당시 김씨는 맥박과 호흡은 있었으나, 머리부터 상반신까지 3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친 상태였다. 결국 치료를 받던 김씨는 사고 19일 만인 지난해 11월 24일 사망했다.

특히 김씨가 사망한 날은 11월 25일 그의 생일 하루 전날이었다. 게다가 김씨는 올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사고 당일 “일 끝나고 얼른 집에 가겠다”는 통화가 김씨가 예비신부와 나눈 마지막 대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청근로자였던 김씨가 안전장비를 미흡하게 건네받고 작업에 투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일 김씨가 했던 작업은 한국전력의 안전규정상 2인1조로 하게 돼있지만, 김씨는 혼자 작업을 진행했다. 또 고압 전기작업에 쓰이는 고소절연작업차 대신 추락방지용 안전줄을 찬 뒤 일반 트럭을 타고 작업한 것은 물론, 장갑 역시 고무 절연장갑이 아닌 면장갑을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작업 관계자들과 한전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