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8년 05월 09일 17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09일 17시 34분 KST

공유경제와 플랫폼은 도시재생의 필수요소

huffpost

1970년대는 도시에 인구가 몰리던 시대였다.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계획 등의 영향으로 농업에서 공업으로 전환되면서 도시에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인구가 도시로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서 저자인 손정목씨는 “1955년에 157만 명이었던 서울의 인구수는 1963년에 300만 명을 넘어섰다. 7년 동안에 2배가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서울시내의 교통인구도 크게 늘어나 버스정류장 마다 몰려든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교통난만이 아니었다. 주택난, 상수도 급수난, 2부제 수업, 쓰레기 처리, 각종 범죄 등 여러가지 문제가 쌓여가고 있었다. 작가 이호철의 장편소설 ‘서울은 만원이다’가 동아일보에 연재되기 시작한 것은 1966년 2월8일부터의 일이었다.”

총조사인구 총괄  자료: 통계청

인구증가는 건물과 같은 인프라의 공급을 희소하게 만들었다. 인구가 수요라고 한다면, 인구가 너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요가 너무 많으니 공급은 항상 쪼들릴 수밖에 없었다. 건물은 어떤 용도이든 간에 항상 부족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물을 짓기만하면 수요는 언제나 넘쳐났다. 어떤 용도인지는 당시에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1980년대라는 호황기를 거치며 돈도 기회도 넘쳐났다. 주택이든 무엇이든 건물은 짓기만 하면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서울의 사정도 바뀌기 시작했다. 어떤 곳은 사람들이 몰리고, 또 어떤 곳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또 교통의 발달로 특정 수요는 특정 공간에 몰리는 경향이 점점 짙어졌다. 그러니 이제 어떤 용도가 어떤 공간에 자리잡고 있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도시를 무작정 개발해서는 과거처럼 성공하기 어렵다. 공간의 유용성을 섬세하게 따져보고 신중하게 용도를 정해야만 하는 시대다. 도시재생을 위한 지침서인 ‘도시의 재구성’을 보면 도시재생이란 “시대의 필요나 공간적 수요에 적합하게 도시가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도시재생을 이끌려면 먼저 공간이 요구하는 용도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바로 이점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인 전문가가 특정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정확하게 알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예측하고 용도에 맞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언제 또 수요가 바뀔지도 알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또 지역 별로, 어떤 곳은 쏠림 현상이 일어나 여전히 인구가 늘고, 또 어떤 곳은 인구가 썰물처럼 빠지는 곳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유연함의 가치다. 특정 수요가 몰릴 때 바로 그 수요를 감싸 안아주고, 다른 수요로 바뀔 경우에도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것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바로 공유경제요, 플랫폼 경제다. 특정 공간을 하나의 고정된 용도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둘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는 거주용으로 고정되어 있는 집의 빈 공간을 숙소라는 기능을 ‘팝업’(갑자기 툭 튀어나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집의 남는 공간을 유동화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가 중요해졌고, 갑자기 생겨난 공급내용을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각자의 니즈와 연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월드와이드 플랫폼이라는 특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공유경제와 플랫폼 경제는 도시재생의 시대와 단순히 함께 등장했다기 보다는 필연적으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