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한 달여 동안 튤립 4억송이를 폐기했다. 튤립은 네덜란드의 대표 관광상품이자 수출상품인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수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 튤립 농가들에게 3월 13일의 금요일은 정말 공포의 날이었다”는 내용의 관련 보도를 12일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의 꽃집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자국 내 축제는 물론이고 수출길이 막힌 네덜란드 전역의 튤립 농가들이 지난 한 달 동안 튤립꽃 4억송이를 버렸다는 소식이다.
기사에는 튤립 산지로 유명한 남부 도시 노르드바이커하우트에서 100년 넘게 가업으로 튤립 농장을 해온 JUB홀란드 사의 사례가 소개됐다. 올해 20만송이를 폐기했다는 회사의 책임자 프랑크씨는 ‘7월부터 준비해 잘 관리하다 10월에 심고, 이어 온실로 옮기며 키워온 과정을 생각하면 매우 고통스럽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해 매우 품질이 좋은 튤립들을 생산했다”며 차마 폐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자전거를 타고 멀리 바람을 쐬러 나갔었다고도 전했다.
이같은 피해에는 특히 유럽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이동제한령이 내려지기 시작한 시기가 튤립 축제 및 출고 시기와 맞물린 것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네덜란드의 튤립 농가 조합 중 하나인 로얄플로라홀란드의 대변인은 미국의소리에 ”시장 매출의 85%가 증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제 이동제한령이 내려지지 않은 한국에서는 불황이 아닌, 공공보건 상의 이유로도 꽃들이 사라지고 있다. 주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인프라가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수도권 외 지역들에서다. 지난 8일 전남 신안군은 매년 봄 여는 튤립축제를 위해 재배해온 튤립 100만송이를, 혹시나 모를 관광객 유입을 막기 위해 잘라버렸다. 강원 삼척시는 지난 3일 아예 트랙터로 노랗게 핀 유채꽃밭을 갈아엎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