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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이덕희, ATP 투어 단식 본선서 승리를 거뒀다

120위의 스위스 선수를 꺾었다

ⓒEdgar Su / Reuters

‘한국 남자 테니스의 미래’ 이덕희(21·서울시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사상 최초로 단식 본선에서 승리한 청각장애 선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선천성 청각장애 3급인 이덕희(세계 랭킹 212위)는 19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윈스턴세일럼오픈(총상금 71만7955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헨리 라크소넨(120위·스위스)을 2-0(7:6<7:4>/6:1)으로 꺾었다. 이로써 이덕희는 투어 창설(1972년) 이후 승리한 최초의 청각장애 선수가 됐다.

이덕희는 7살 때 테니스를 시작해 12살 때인 2010년 종별선수권, 회장기, 학생선수권 등을 모두 석권하며 국내 최강으로 군림했다. 제천동중 3학년 때인 2013년에는 성인 랭킹 포인트를 처음으로 획득했다. 당시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덕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때 인연으로 그해 9월 나달과 이덕희의 만남이 성사됐고, 2014년 프랑스오픈을 앞두고는 나달이 이덕희를 초청해 훈련을 함께했다.

이덕희는 2014년 7월에는 국내 최연소인 16살1개월의 나이로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호주오픈에서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함께 대회 홍보영상을 찍었다.

이덕희는 2016년 7월 국내 최연소(18살2개월)로 200위권에 들어섰고 2017년에는 세계랭킹 130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에이티피 투어 한 등급 아래인 챌린저대회에서도 좀처럼 1, 2회전 통과하지 못하며 ‘한계가 왔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덕희는 그러나 올해 6월 미국 아칸소주에서 열린 리틀록오픈 챌린저에서 준우승하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거의 3년 만에 결승 진출이었다. 그는 이날 생애 처음 투어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해 승리까지 따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덕희는 현재 권순우(90위·CJ 후원), 정현(151위·한국체대) 다음으로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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