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오전, 5마리의 아기 오리를 동반한 흰뺨검둥오리가 일본 롯폰기 힐즈 앞 교차로 옆에 나타났다. 엄마 오리와 엄마를 열심히 따르는 아기 오리들이 롯폰기의 번화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아마도 맞은 편 모리 정원에 가고 싶은 것 같다.
차가 휙휙 지나가는 위험한 횡단보도를 통제하기 위해 경찰차 2대와 3명의 경찰관이 동원돼 오리 가족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도록 도왔다.
한동안 흰뺨검둥오리들은 가로수 수풀에 몸을 숨겼다. 얼마 후 오리 가족은 마음을 굳게 먹고 횡단보도 앞으로 나아갔다. 경찰관도 적색 유도봉을 들고 호각을 울리며 교통정리를 했다. 그야말로 VIP급 대우다. 엄마 오리와 아기 오리들은 엉덩이를 흔들고 좌우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범적으로 길을 건넜다.
다행히 오리 가족은 첫 번째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넜다. 다시 잠시 수풀에 숨어 휴식을 취했다.
조금 지나자 오리 가족이 다시 수풀에서 나와, 두 번째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갑자기 엄마 오리가 횡단보도에서 벗어나 차와 가까운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목적지인 모리 정원까지 좀 더 가까운 길을 택한 것 같다.
경찰은 빨간색 유도봉을 휘두르며 지나가던 트럭을 세웠다.
순조롭게 행진이 진행됐다. 모두가 마른 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가운데, 오리 가족이 횡단보도 한가운데까지 접어들었을 때 해프닝이 생겼다. ”안돼 그쪽으로 가면!!”
바람에 무엇인가 굴러가는 물건을 쫓아 아기 오리 한 마리가 대열에서 이탈했다. 아기 오리가 자동차 쪽으로 향하자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호루라기를 불고 열심히 차량을 통제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미 새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아기 오리는 다시 방향을 전환했다. 아기 오리가 대열로 돌아오자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안심했다. 오리 가족은 계속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어 버렸지만, 경찰이 차를 세운 덕분에 오리 가족은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었다. 오리 가족들은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마치 ‘경찰 아저씨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듯 제스처를 취했다.
오리 가족이 무사히 길을 건너자 주위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목소리를 냈다. 오리 가족은 100미터 정도 더 걸어 무사히 목적지인 모리 정원에 도착했다.
아래에서 일본 트위터에 올라온 귀여운 오리 가족과 아찔했던 순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롯폰기의 귀여운 VIP
휴일 낮의 산책”
″롯폰기의 귀여운 VIP????????????
아, 그쪽으로 가서는! 20초째에 섬뜩해”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