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동승자 때문에 위협 느낀다” 의견서 제출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동승자가 합의를 명목으로 유족을 수차례 찾아가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을왕리 음주 교통사고 유족 측은 지난 달 27일 법원에 ”가해차량 동승자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동승자 측, 유족 이웃까지 찾아가
동승자 측은 첫 재판이 있던 지난달 11월5일 이후인 같은달 24일 유족의 이웃집을 찾아왔다. 일찍이 유족으로부터 합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아서다.
이웃은 동승자 측으로부터 유족과의 연결을 부탁받으면서 ”민사소송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이 3억 정도 될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그 두배인 6억도 줄 수 있으니, 원만하게 합의하자는 말을 전달해달라”는 말을 들었다.
유족 측은 이웃에게 동승자 측의 말을 전달받고 11월27일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동승자 측은 또 유족 측을 찾아갔다. 11월30일 다시 찾아온 동승자 측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웃은 동승자 측이 숨진 피해자 딸을 보고 ”따님 퇴근하셨네요”라고 딸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해 놀랐다고 한다. 동승자는 또 ”집 앞에 어머님 차량은 세워져 있는데, 응답이 없으시네”라며 차량까지 알고 있다는 말도 했다.
거부 의사에도...우르르 찾아가 현관문 두들겨
이웃은 이 같은 일들을 유족 측에 알리는 한편 동승자 측에는 ”더 이상 우리를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동승자 측은 12월 2일에 또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3명이 몰려와 유족 집의 문을 두들기기까지 했다.
유족 측인 안주영 변호사는 ”집도, 딸 얼굴도, 차량번호까지 알고 있으면서 막무가내로 집을 찾아오는 행위에 유족 측은 위협을 느끼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합의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알렸는데도 잇따라 집까지 찾아오는 행위에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받는 느낌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안 변호사는 동승자의 행위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또 추후 이달 22일 열릴 속행 공판에서 동승자의 행위를 합의 종용 내지는 2차 가해로 보고 양형에 반영해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유족 변호사 ”진지한 반성 아닌 2차 가해”
안 변호사는 ”합의를 위한 노력이 감경 사유가 될 수 있는데, 동승자 측은 향후 재판부에 최선을 다해서 사죄하려고 했지만 피해자 측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감경받고자 하는 것 같다”면서 ”동승자의 행위는 합의를 위한 진지한 반성이나, 노력이라고 보기 어렵고 합의종용 내지는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을왕리 음주운전사고는 지난 9월9일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A씨와 동승자 B씨가 탄 벤츠 차량이 치킨 배달을 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몰던 C씨를 친 사고다. C씨는 결국 사망했다. 운전자 A씨와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B씨도 사고를 일으킨 과실 책임이 있는 공동정범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의 속행 공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