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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유족이 동승자로부터 위협을 느낀다며 법원에 의견서를 냈다

동승자 측은 3명이 우르르 찾아가 유족 집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동승자 A씨(47)가 5일 오전 인천지법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0.11.5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동승자 A씨(47)가 5일 오전 인천지법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0.11.5 ⓒ뉴스1

유족, ”동승자 때문에 위협 느낀다” 의견서 제출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동승자가 합의를 명목으로 유족을 수차례 찾아가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을왕리 음주 교통사고 유족 측은 지난 달 27일 법원에 ”가해차량 동승자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동승자 측, 유족 이웃까지 찾아가

동승자 측은 첫 재판이 있던 지난달 11월5일 이후인 같은달 24일 유족의 이웃집을 찾아왔다. 일찍이 유족으로부터 합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아서다.

이웃은 동승자 측으로부터 유족과의 연결을 부탁받으면서 ”민사소송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이 3억 정도 될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그 두배인 6억도 줄 수 있으니, 원만하게 합의하자는 말을 전달해달라”는 말을 들었다.

유족 측은 이웃에게 동승자 측의 말을 전달받고 11월27일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동승자 측은 또 유족 측을 찾아갔다. 11월30일 다시 찾아온 동승자 측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웃은 동승자 측이 숨진 피해자 딸을 보고 ”따님 퇴근하셨네요”라고 딸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해 놀랐다고 한다. 동승자는 또 ”집 앞에 어머님 차량은 세워져 있는데, 응답이 없으시네”라며 차량까지 알고 있다는 말도 했다.

 

거부 의사에도...우르르 찾아가 현관문 두들겨

이웃은 이 같은 일들을 유족 측에 알리는 한편 동승자 측에는 ”더 이상 우리를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동승자 측은 12월 2일에 또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3명이 몰려와 유족 집의 문을 두들기기까지 했다.

유족 측인 안주영 변호사는 ”집도, 딸 얼굴도, 차량번호까지 알고 있으면서 막무가내로 집을 찾아오는 행위에 유족 측은 위협을 느끼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합의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알렸는데도 잇따라 집까지 찾아오는 행위에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받는 느낌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안 변호사는 동승자의 행위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또 추후 이달 22일 열릴 속행 공판에서 동승자의 행위를 합의 종용 내지는 2차 가해로 보고 양형에 반영해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유족 변호사 ”진지한 반성 아닌 2차 가해”

안 변호사는 ”합의를 위한 노력이 감경 사유가 될 수 있는데, 동승자 측은 향후 재판부에 최선을 다해서 사죄하려고 했지만 피해자 측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감경받고자 하는 것 같다”면서 ”동승자의 행위는 합의를 위한 진지한 반성이나, 노력이라고 보기 어렵고 합의종용 내지는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을왕리 음주운전사고는 지난 9월9일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A씨와 동승자 B씨가 탄 벤츠 차량이 치킨 배달을 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몰던 C씨를 친 사고다. C씨는 결국 사망했다. 운전자 A씨와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B씨도 사고를 일으킨 과실 책임이 있는 공동정범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의 속행 공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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