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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공작'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한 이유는 상상을 초월한다

"옛날 예언서에 우리 조직이 등장한다. 그리고 선택을 받게 된다."

페이스북 Sj Kim(드루킹)
페이스북 Sj Kim(드루킹) ⓒfacebook

민주당은 지난 1월31일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네이버 등 포털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의 추천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잦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매크로’를 이용한 조작이라고 의심했다. ‘매크로’는 한꺼번에 여러 댓글을 달거나, 댓글 추천수를 급증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경찰은 수사 끝에 3명을 구속했다. 잡고 보니 이들은 민주당 당원이었다. 이들 중 김모(48)씨는 인터넷에서 ‘드루킹’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현 여권 성향 유명 블로거였다.

그는 2014년부터 소액주주 운동을 목표로 내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운영했다. 회원수가 2500여명에 달했다. 김씨와 함께 붙잡힌 2명 중 경공모 회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실체에 대해 내부 증언이 나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얘기들이 많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전직 회원에 따르면 드루킹은 모임에서 송하비결, 자미두수, 티벳 사자의 서 같은 예언서 또는 사주책을 기반으로 하는 말을 많이 했고 예언도 자주했다고 한다. 일본 대지진이 날 것이고 피난민들이 한국으로 올 텐데 그러면 개성공단을 자신이 받아서 일본 피난민들을 정착시키고 공공체를 만들겠다는 식이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직 회원에 따르면 ”우주철학 이런 강의가 들어볼 때는 일반인들은 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좀 들어보면 쉽게 빠져들고 흥미 끄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옛날 예언서에 우리 경공모 조직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선택을 받게 된다. 우리 조직이 결국은 과거로부터는 예언서에 등장을 하고 있고 성공을 한다’는 내용과 글귀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언서에 따르면  ‘일본은 결국은 침몰한다‘라고 믿고 있다. 이에 일본을 떠나서 쟁점 사항들은 그런 것이 필요한 그런 시점이 온다고 준비를 한 것”이라며 ”침몰하면 그 많은 일본 사람들이 가까운 우리나라라든지 북한이라든지, 심지어 만주라든지 이런 쪽에 결국은 공간이 필요할 텐데. ‘우리 조직 내에 있는 사람이 그 부분을 준비해야 한다’는 식의 계획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실제로 드루킹은 대선 이후 김경수 민주당 의원에게 자신이 추천한 인물을 오사카 총영사직에 임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거절했다.

드루킹의 황당한 언행은 더 많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전직 회원에 따르면 드루킹은 일본 자위대 배를 구입해서 중국 내전의 한쪽 편을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고 한다. 경공모 회원들에게는 ‘옴마니반메훔’ 6자 대명왕 진언이라고 하는 걸 항상 읊게 했다고 한다. 입회할 때 전신 사진을 다 찍고 실거주지를 항상 공개하도록 해 배신하면 보복한다는 인식도 끊임없이 주지시켰다고 한다.

드루킹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권에 비판적으로 돌아섰다. 전직 회원은 ”문재인 정권에 반기를 들기 위해 새로운 논리를 제시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윤건영 상황실장, 이런 분들이 제수이트다. 그러니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이런 음모론에 나오는 가톨릭 사제 집단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직 회원은 댓글작업과 관련해 ”경공모 모임 차원의 댓글작업은 대선 때 전후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라며 ”문제가 된 매크로를 쓰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라졌다. 자발적으로 일부 소수 회원이 드루킹에게 자신의 아이디를 주면서 매크로 올리는 데 동의했다. 그런 부분들은 아마도 선거 후에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공모 카페는 공식적으로는 다 폐쇄가 됐고, 활동이 많은 500여 명만 채팅방으로 선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내부에선 여전히 ‘우리는 비밀결사 조직이다. 조직 내의 배신자는 끝까지 쫓는다’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가 되고 있다. 그래서 내부에서 제보나 증언을 하고 싶어도 용기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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