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도 사람이었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소박한 면모를 대방출했다.
김현정 앵커는 박 회장에게 ”대기업 회장을 드라마로만 본다”면서 일반적으로 대중이 상상하는 대기업 회장의 모습을 말해줬다.
아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여보, 김 박사 좀 다녀가시라고 해요”
레스토랑에 갔을 때 ”늘 먹던 걸로~”
집에 있을 때 ‘실크 롱드레스를 입은 사모님’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아무래도 드라마는 특정한 부분을 극화한 것 아니겠나.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드라마 대사처럼 그렇게까지 심한 경우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앵커는 ”박용만 회장도 잠자다가 배고프면 주방에 가서 밥솥 뚜껑도 열고 그러세요?”라고 질문했고, 박 회장은 ”그럼요, 밥을 제가 하죠”라고 답했다.
화들짝 놀란 앵커가 ”밥을 하세요?”라고 다시 물었고, 박 회장은 ”일주일에 반은 제가 하고 반은 집사람이 합니다. 둘이 교대로 해서 밥을 먹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답변대로라면 드라마 속에서 표현되는 대기업 회장의 모습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어보인다.
이 때 앵커는 박 회장에게 ”그럼 바가지도 긁히세요?”라고 질문했다. ‘바가지 긁다’는 표현은 원래 잔소리가 심하다는 뜻인데,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잔소리로 의미가 축소돼 사용되곤 한다.
인터뷰 맥락상 ‘바가지’ 질문을 한 앵커는 대기업 회장이 아내한테 잔소리도 듣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앞서 이 앵커는 JTBC ‘싱어게인’에 출연했던 가수 정홍일에게 ”싱어게인 출연 후 (아내가 내어주는) 반찬이 좀 달라졌느냐”는 구시대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당시 가수 정홍일은 ”(아내와 나누는) 대화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신선한 답변을 내놨다.
아내와 반반씩 나누어 밥을 차린다는 박 회장 역시 남다른 반응을 보였다. 박 회장은 ”바가지를 긁힌다는 표현은 조금 건방진 표현이라고 생각하고요. 중단없이 혼납니다. 일방적으로”라고 웃으며 답했다.
*관련 질문과 답변은 3분25초부터 들을 수 있다.
얼마 전 첫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를 쓴 박용만 회장은 이달 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오는 9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퇴임할 예정이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