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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시장 상인회가 '길고양이와 공존 방향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학대 사건' 국민청원 글로 알려진 사건이다.

최근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동묘시장 길고양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묘시장에서 두 남성이 길고양이를 목줄로 잡아 끌어당기고 상자 안에 넣어 밟는 장면이 인터넷에 퍼졌다. ‘동묘시장 임신한 고양이 학대사건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17일 오후까지 8만4000여명이 이 청원에 참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구조된 이 길고양이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17일 영상과 사진을 보내와 “고양이가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고양이를 구조해 서울시 유기동물 의료기관으로 인계했다. 구조 직후 양쪽 앞발가락과 모든 패드에 출혈과 찰과상이, 오른쪽 입술 점막 안쪽에도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 카라는 “근손상 지표들은 엄청나게 상승했지만, 현재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는 중성화수술이 된 개체였다. 캣맘/캣대디들이 관리했던 개체라는 이야기다.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다고 한다. 카라는 ”왜 하필 이 고양이가 가게에 들어가려 했던 걸까 의문이었는데, 몸이 안 좋고 하니 어딘가 들어가 쉬고 싶어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미 입양자가 나타나 새로운 삶을 꾸릴 계획이다.

16일 동물병원에서 보내준 ‘동묘시장 길고양이’의 모습.
16일 동물병원에서 보내준 ‘동묘시장 길고양이’의 모습. ⓒ서울시 제공

동묘시장의 상인들은 최근 동물학대 논란으로 불거진 것을 계기로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시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고재방(66) 동묘시장 상인회장은 15일 애니멀피플과 인터뷰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 사건은 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고, 상인회 차원에서 이번 기회에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시장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고양이 커뮤니티 ‘고양이여서 다행이야’ 회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온 캣맘/캣대디 30여명이 동묘시장을 방문했다. 고 회장은 이들과 길고양이 보호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상인회 차원에서 △플래카드 설치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급식소 설치 및 사료 지원 등의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지자체와 협의해 공존 사업을 진행하고 캣맘들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길고양이와 공존 방안 교육과 간담회는 물론 급식소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줄에 고양이를 걸고 끌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 동영상
목줄에 고양이를 걸고 끌고 있는 모습이 담긴 CCTV 동영상 ⓒHuffpost KR

고재방 회장은 그동안 일부 상인들과 길고양이 사이의 갈등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고양이들이 가끔 가게 안에 들어오거나, 창고나 옷에 똥을 누기도 하는 일이 있다. 내가 운영하는 매장에도 고양이가 들어오곤 해서, 식초를 두면 안 온다고 해서 그렇게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경우, 동영상만 봐서는 학대처럼 보인다. 고양이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쫓아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30년 넘게 고양이에게 밥을 주었다는 분 등 길고양이를 돌보는 동묘시장 상인들이 여럿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며 “우리 상인회가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도 쭉 도왔는데, 이제는 동물과 길고양이도 도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동묘시장은 350개 점포가 들어서 있고, 등록 회원은 120명 정도다.

16일 동물병원에서 보내준 ‘동묘시장 길고양이’의 모습.
16일 동물병원에서 보내준 ‘동묘시장 길고양이’의 모습. ⓒ서울시 제공

한편 동물학대 논란의 중심이 됐던 동묘시장 상인은 16일 애니멀피플에 “CCTV 등 증거를 제출한 뒤 15일 혜화경찰서에서 3시간 조사를 받고 왔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인터넷에서 일부 공개된 CCTV 동영상에 대해서는 “자기네들 유리하게 편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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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길고양이 #동묘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