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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무난할 것'이라고 했던 영국 분석기관이 '트럼프 대패'로 전망 바꾼 이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던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전망이 6개월 만에 ‘트럼프 대패’로 바뀌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 때문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20일(현지시각) 발표한 미 대선 예측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올해 대선에서 전국 득표율 35%에 그쳐 “역사적 패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실업률, 가처분 소득, 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만을 이용해 미 대선을 예측해왔으며, 1948년 이후 18번의 미 대선 중 16번을 맞혔다. 지난해 11월 이 기관은 트럼프가 경제 상황 현상 유지를 할 경우 전국 득표율 55%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이 예측도 정반대로 바뀌었다. 미국의 실업률은 14.7%(4월)까지 치솟았고, 같은 달 소매업 판매는 전달에 비해 16.4% 감소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는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37.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V자 회복을 하기 어렵다며 장기 침체를 경고하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올 가을에도 실업률 13% 이상이고 1인당 실질국민소득이 1년 전보다 6% 낮은 상황을 가정해 트럼프 대패를 예상했다. 이 기관은 “경제는 대공황 때보다 더 나쁜 상태에 있을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가 11월에 거의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특히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 승리를 안겼던 아이오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경합주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대선 승패를 가르는 선거인단 수에서도 민주당(조 바이든 전 부통령) 328명, 트럼프 210명으로 트럼프가 패배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모델은 경제 변수만을 고려해, 향후 코로나19 대처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 등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는 따로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아무도 예측 못 했던 것처럼, 대선까지 남은 6개월 동안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트럼프는 대선 전망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중국 때리기와 경제 살리기를 핵심 선거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가 일부 주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11월 대선 때 우편투표를 도입하려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대선 조바심 때문이다.
주지사가 민주당인 미시간주는 11월 대선 때 우편투표를 원하는 이들의 신청을 받기 위한 우편물을 발송한다고 19일 밝혔는데, 트럼프는 이튿날 ‘연방 자금 지원 중단’을 언급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미시간이 770만명에게 부재자 투표용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미시간주의) 사기꾼 국무장관이 불법적으로 권한 없이 행한 것”이라며 “그들이 이 사기의 길로 간다면 나는 미시간에 자금 지원을 보류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조슬린 벤슨 미시간주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투표용지가 아니라 신청서를 보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정정’하고, 이는 공화당이 주정부를 운영하는 아이오와, 조지아, 네브라스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똑같이 벌어지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우편투표가 대거 도입되면 투표장으로 잘 가지 않는 민주당 지지 성향의 젊은층과 흑인층의 투표율이 높아져 트럼프에게 불리하다는 관측이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우편투표 확대를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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