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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 도중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가 제일 먼저 한 것 : 마스크 벗기

트럼프는 (여전히) '코로나19 별 거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중이다.

  • 허완
  • 입력 2020.10.06 11:58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기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년 10월5일.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기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년 10월5일.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마스크부터 벗었다. 그는 아직 완치 판정을 받은 게 아니며, 여전히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옮길 수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전용헬기 편으로 백악관에 도착했다.

그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치료요법을 비롯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거의 모든 약물을 투여 받았고, 전담 의료진 10여명의 집중 케어를 받았으며, 병원을 통째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 없을 만큼 의료장비가 완비되어 있는 백악관에서 치료와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않았으며, 의료장비가 완비된 백악관에서 치료와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 헬기 '마린원'이 백악관에 도착하는 모습. 2020년 10월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않았으며, 의료장비가 완비된 백악관에서 치료와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 헬기 '마린원'이 백악관에 도착하는 모습. 2020년 10월5일. ⓒASSOCIATED PRESS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로 퇴원 계획을 공개하며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적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21만명이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 몇 개월째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해왔고, 이는 트럼프 정부의 대응이 재앙적인 피해로 이어지게 만든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며 직접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이 바이러스를 경시해왔던 그의 태도를 바꿔내지는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AP는 보도했다.

케이티 제이콥스 스탠턴(오바마 정부 시민참여국장) : 좋은 소식이다. 우리 아버지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지만, 그는 6개월 전에 코로나로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 나는 오늘 저녁 6시30분에 훌륭한 월터리드병원을 떠날 것이다. (몸 상태가) 정말 좋다!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 우리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정말 대단한 약품과 지식을 개발해냈다. 나는 20년 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도착한 뒤 직접 계단을 올라 발코니에 서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포즈를 취했다. 그 전에,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마스크를 벗어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기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년 10월5일.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하기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년 10월5일.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어서 주머니에 넣었고, 마스크를 다시 꺼내 쓰지 않은 채 백악관 안으로 들어갔다. 2020년 10월5일.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월터리드군사병원을 떠나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어서 주머니에 넣었고, 마스크를 다시 꺼내 쓰지 않은 채 백악관 안으로 들어갔다. 2020년 10월5일.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케이틀린 콜린스 (CNN 백악관 담당기자) : 확진된 지 며칠 밖에 안 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가장 먼저한 일은 마스크를 벗는 것이었다.

애비 D. 필립 (CNN 정치부 기자) : 트럼프는 백악관 바깥에 사진기자들을 두고는 마스크 없이 선거 광고를 찍고 있는 것과 다른 없다. 다시 말하자면 :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고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매기 하버만 (뉴욕타임스 백악관 담당기자) : 대통령의 측근들은 트럼프가 바이러스를 이겨냈고, 이제 그가 바이러스를 예전보다 더 잘 알게 됐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나) 백악관에 복귀해서 그가 처음 한 일은 마스크를 벗는 것이었다. 

조너선 르미에르 (AP 백악관 담당기자) : 참고 : 코로나19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안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다시 쓰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직후 백악관에 도착해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2020년 10월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직후 백악관에 도착해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2020년 10월5일. ⓒASSOCIATED PRESS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편집된 백악관 도착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도착 직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나는 지금 (몸 상태가) 더 좋아졌고, 면역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

요약하면, 이건 ‘내가 코로나19를 이겨낸 것처럼 여러분도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으니 겁먹지 말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라!’는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위험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피츠버그대학 의대의 데이비드 네이스 박사는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며 ”코로나는 미국인들에게 완전한 위협”이라고 AP에 말했다. 그는 ”대다수 사람들은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은) 대통령처럼 운이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노스웨스턴대학 약학대의 사디야 칸 박사는 ”비양심적인 메시지”라며 ”이게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몇몇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메시지에 우려를 표했다.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공화당)의 고문을 지냈던 브렌단 벅은 ”선거캠프가 (메시지의) 컨셉을 후보자와 논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심각한 건강상 위기를 겪은 사람이라면 약간의 깨달음을 얻고, 신앙도 조금 가지게 될 법도 하지만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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