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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살균제 주입'을 언급했다.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살균제를 사람 몸에 주입하면 "죽는다"고 말한다.

  • 허완
  • 입력 2020.04.24 11:23
  • 수정 2020.04.24 11: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의 몸에 살균제를 주입하는 방안을 치료법으로 언급했다. ”피부를 통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체내에 자외선을 쬐는 건 어떻겠냐고도 했다.

과학자들이 곧바로 ”죽을 수도 있다”며 반박에 나서야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 위험한 발언은 23일(현지시각)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도중 나왔다.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이 코로나19와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이 코로나19와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ASSOCIATED PRESS

 

국토안보부의 과학기술국장 빌 브라이언은 프리젠테이션에서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고 햇빛을 받으면 금방 사멸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바이러스는 직사광선에서 가장 빨리 죽습니다.”

″현재까지 관찰한 것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표면과 공기중에서 태양광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가 설명했다. ”기온과 습도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었는데요, 온도를 높이거나 습도를 높이거나 둘 다 높이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는 불리하다는 겁니다.”

그는 표백제와 이소프로필알코올(소독제) 같은 약품들이 바이러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 결과도 소개했다. ”표백제는 5분 만에 바이러스를 죽이고요, 이소프로필알코올은 30초 만에 죽입니다.”

물론, 이건 손잡이나 탁자 같은 물체에 묻은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언급한 것이다.

브라이언 국장은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며, 햇빛을 쬐면 금방 사멸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4월23일.
브라이언 국장은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며, 햇빛을 쬐면 금방 사멸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4월23일.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젠테이션을 들여다보고 있다. 2020년 4월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젠테이션을 들여다보고 있다. 2020년 4월23일. ⓒASSOCIATED PRESS

 

브라이언 국장의 이같은 설명을 듣고 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빛”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따라서 우리가 자외선이든 아니면 그냥 매우 강력한 빛이든, 엄청난 빛으로 신체를 때린다고 가정하면... 검사 때문에 그건 아직 확인을 못해봤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피부를 통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신체 내부로 그 빛을 들여보낸다고 하면... 그것도 실험을 해보겠다고 하신 거죠? 흥미롭게 들리네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를 언급했다.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1분 만에, 1분 만에 없애버린다고 하는군요. 그걸 체내로 주입하거나 해서 (체내의 바이러스를) 청소하듯 하는 뭐 그런 방법은 없습니까? 보시다시피 이게 폐로 들어가면 엄청난 수의 일들을 폐에서 하는데, 한 번 그걸 확인해보면 흥미롭겠네요. 의사들에게 맡겨야겠죠. 저에게는 흥미롭게 들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와 '강력한 빛'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이를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의 몸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궁금해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와 "강력한 빛"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이를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의 몸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궁금해한 것으로 보인다.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빌 브라이언 국장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빌 브라이언 국장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2020년 4월23일.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은 브라이언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방법에 대해 물었다. ”저는 저희가 찾아낸 연구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온 겁니다. 우리 연구소 내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브라이언 국장이 답변을 얼버무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힐끗 쳐다보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그게 통할 수도 있고, 안 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살균제가) 움직이지 않는 물체에 분명 효과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워싱턴DC의 트럼프호텔 앞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2020년 4월23일.
워싱턴DC의 트럼프호텔 앞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2020년 4월23일.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트위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살균제를 몸에 주입하면 죽는다. (너무 당연한 얘기여서)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불필요한 느낌이지만 소문을 듣고 클로로퀸이 함유된 어항 청소 세제를 들이키는 사람들도 있다. 그게 얼마나 멍청한 얘기이든 우리는 이런 치명적인 잘못된 정보와 싸워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자외선 치료법을 제안한다. 살균제를 주입 또는 복용하라고도 한다. 60일 만에 (미국에서) 90만건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5만명이 사망했는데 이게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라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의사로서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폐에 살균제를 주입하거나 자외선 복사를 체내에 활용하는 건 권할 수가 없다. 트럼프의 의학적 조언을 받아들이지 말기를.

복용해서는 안 되는 것들 : 

-살균제

-손소독제

-소독용 알코올

-이소프로필알코올

-클로록스(락스)

-라이솔(소독제)

-타이드 포드(캡슐 세제)

말 그대로 복용할 수 없는 것들 :

-태양광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 : 

-도널드 트럼프

제발 어떤 종류의 소독제든 주입하지 말라!

 

이 브리핑 직후, CNN에 출연한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살균제 복용은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흡기내과의사인 빈 굽타 박사는 ”어떠한 종류든 청소용 제품을 몸에 주입 또는 복용하라는 이런 생각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건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이다.”

그는 ”표백제나 이소프로필알코올이나 그밖의 어떤 종류의 가정용 세척제라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량도 안 된다. 소량이어도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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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