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4월 13일 12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4월 13일 13시 02분 KST

트럼프가 코로나19 대응 이끄는 전문가를 해임하라는 주장을 리트윗했다

미국에서 권위를 인정 받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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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코로나19 대책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ì „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이끄는 최고 전문가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리트윗했다. 1984년부터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맡으면서 여섯 명의 대통령에게 전염병 대응을 조언해왔던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바로 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오후(현지시각) ”#파우치를 해임할 때”라는 문구가 담긴 트윗을 리트윗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로 나섰던 경력이 있는 무명에 가까운 한 정치인이 올린 트윗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 평가하고, 미흡한 대비소극적인 대응, 일관성 없는 메시지, 잘못된 정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언행, 근거 없는 위험한 낙관론 등으로 미국을 전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피해국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트윗은 그와 같은 비판을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이다.

″파우치는 이제와서는 트럼프가 더 일찍 의료 전문가들의 말을 들었다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하고 있다.

파우치는 2월29일에 대중들에게 걱정할 게 전혀 없다며 이것(코로나19)이 미국 대중에게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파우치를해임할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리트윗하며 ”가짜뉴스”를 비난했고, 극우 매체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에 ”고맙다”고 적었다.

가짜뉴스들에는 미안하지만, 다 녹화되어 있다. 나는 사람들이 주장하기 훨씬 전에 중국을 차단했다. 고맙다 @O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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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êµ­ë¦½ì•Œë ˆë¥´ê¸°·ì „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도중 그래프를 가리키고 있다. 2020년 3월31일.

 

뉴욕타임스(NYT)가 적절하게 요약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반박하며 ”중국, 세계보건기구(WHO),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국의 주지사들, 의회, 민주당, 그리고 언론”에 책임을 떠넘겨왔다.

그는 자신이 중국을 일찌감치 ”차단”했다고 주장하지만, 2월1일에 내려졌던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는 미국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도 약 두 달 동안 4만여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중국에서 입국했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서로 다른 두 건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뉴욕주의 경우 중국이나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과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최초 환자들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입국제한 조치는 진단검사 확대나 의료장비 비축, 병상 확보 등의 대응을 위한 시간을 버는 게 목적이지만, 트럼프 정부는 2월 한 달을 거의 그대로 흘려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시점에 미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는 이미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코로나19를 ”독감이랑 똑같다고 생각하라”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와서 사망자를 10만명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적은 숫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활동을 하루라도 빨리 재개하려는 자신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파우치 소장에 대해 점점 더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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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다.

 

″그러니까 제 말은, 분명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금지령 같은)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고 바이러스 확산 억제 조치를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겁니다. 누구도 그걸 부인하지는 않을 겁니다.” 12일 CNN 인터뷰에서 파우치 박사가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응을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약간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미국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처음부터 모든 걸 봉쇄했더라면 조금은 달랐을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저희는 순전히 보건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겁니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권고를 하죠. 이 권고는 대개 받아들여집니다. 가끔은 안 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