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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또 대선 불복을 시사하자 공화당이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우편투표 때문에 대선이 조작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 유세를 하고 있다. 잭슨빌, 플로리다주. 2020년 9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 유세를 하고 있다. 잭슨빌, 플로리다주. 2020년 9월24일.  ⓒASSOCIATED PRESS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정권을 순순히 넘겨줄 것인가?’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이 질문을 둘러싼 논의가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아무런 근거 없이 11월3일 대선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확답을 피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러자 공화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회피한 다음날인 24일(현지시각),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이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약속했다.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 의견을 표한 적이 거의 없었던 매코넬은 대선 승자가 누구든, 그 사람이 내년 1월20일에 취임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1792년 이후로 4년마다 그래왔던 것처럼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이다.” 매코넬이 트위터에 적었다.

같은 날, 하원에서 공화당 ‘넘버3’에 해당하는 리즈 체니 하원의원도 ”미국의 지도자들”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통해 헌법에 따른 소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평화로운 권력 이양은 우리 헌법에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 공화국의 존속에 있어서 근본이 되는 것이다.” 체니가 트위터에 쓴 글이다. ”미국 지도자들은 헌법에 맹세한다. 우리는 그 맹세를 지킬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조작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조작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ASSOCIATED PRESS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하겠냐는 질문을 받고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편투표를 거론하며 ”내가 매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왔던 걸 알지 않느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대해 끊임없이 허위 정보를 유포해왔다. 자신은 물론, 여러 고위 백악관 관계자들도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우편투표를 해왔음에도 말이다. 선거 당국은 우편투표가 조작될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해왔다.

″(우편투표) 투표용지들을 없애버리면 평화로운, 아니 솔직히 말해 이양은 없을 거고 (내가 재선에 성공해서 임기) 연장이 있을 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투표용지들이 통제불능이다. 당신들도 알지 않나.”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의 ‘밑밥’을 까는 듯한 주장을 거듭해왔다. 그는 우편투표 때문에 선거가 ”조작”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우편투표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US포스탈서비스(USPS)에 대한 추가 예산 지급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는 주장을 편 적이 있다. 아무런 근거가 없어도 일단 대뜸 '의혹'을 제기해서 논란을 만들고, 논란이 논란을 키워서 '의심하게 만드는' 게 바로 반복되는 음모론의 공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는 주장을 편 적이 있다. 아무런 근거가 없어도 일단 대뜸 '의혹'을 제기해서 논란을 만들고, 논란이 논란을 키워서 '의심하게 만드는' 게 바로 반복되는 음모론의 공식이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트럼프의 이 발언이 나오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밋 롬니 상원의원 등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연방대법원까지 가야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공화당은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래서) 연방대법원에 9명이 있어야 하는 거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사망으로 발생한 빈자리에 후임을 서둘러 채워야 한다면서 그가 한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평화적일 것이라는 걸 장담할 수 있다.” 그레이엄이 말했다. ”누가 대선에서 이겼는지를 놓고 소송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법원이 결정할 것이고,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우리는 그 결과를 수용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연방대법원으로 갈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긴즈버그의 후임이 대선 전에 인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긴즈버그의 후임을 인준하면 연방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의 구도로 바뀌게 된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해서 근거 없이 선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왔던 걸 감안하면 대선 불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 허프포스트US의 Top Republicans Promise ‘Peaceful Transfer Of Power’ After Trump Wouldn’t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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