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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신종 코로나 대응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소장 해임설을 부인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인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 허완
  • 입력 2020.04.14 14:52
  • 수정 2020.04.14 14:55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13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13일.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핵심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최근 제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고, ‘더 일찍 확산 억제 조치를 시행했더라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자신의 인터뷰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박사를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리트윗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를 ”좋아한다”며 그를 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각) 열린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바이러스 확산 억제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충실히 따랐다고 설명했다. 

″저와 벅스 박사(데보라 벅스 코로나TF 조정관)가 처음으로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서 ‘셧다운’을, 그러니까 말하자면 강력한 바이러스 확산 억제 대책을 대통령에게 공식으로 권고했을 때... 저희끼리도 논의했습니다만 당연하게도 여기에는 우려도 있고 이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이 권고를 받아들여 억제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이 말했다.

″두 번째로 저와 벅스 박사가 대통령에게 가서는 ’15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확산 억제 조치 시행 기간을) 30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는 부작용 때문에 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시행 기간을 30일로 연장했습니다.” 

1980년대 AIDS 위기를 거치면서 미국 최고의 공중보건 전문가로 거듭난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높은 지지와 신임을 얻고 있다.
1980년대 AIDS 위기를 거치면서 미국 최고의 공중보건 전문가로 거듭난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높은 지지와 신임을 얻고 있다. ⓒAlex Wong via Getty Images

 

파우치 소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했던 자신의 발언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해임 트윗‘을 리트윗하기 전에 방송된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 억제 조치를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만약 그렇게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상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일반론적으로 답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무언가 잘못이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늘 그렇듯, 그와 같은 가상적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을 놓고 추측이 있었습니다. 바로잡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 뜻을 분명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씀드립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한 기자는 ‘지금 그 말씀을 자발적으로 하는 거냐’고 물었다. 해명에 나서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모종의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뜻이 담긴 질문이었다. 

파우치 소장은 두 손을 들고 정색하며 이렇게 답했다.

″제가 하는 모든 건 자발적으로 하는 겁니다. (누군가의 압박을 받아 행동한다는) 그런 얘기는 넌지시라도 하지 말아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를 해임할 때'라는 트윗을 리트윗한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를 해임할 때'라는 트윗을 리트윗한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를 ”원더풀 가이”로 지칭하며 그를 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해임하라는 주장이 담긴 트윗을 리트윗한 것에 큰 의미는 없다고도 했다. ”누군가의 의견”일 뿐이라는 것.

″저는 그를 좋아합니다. 그는 훌륭해요. (해임해야 한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의견이고요. 모두가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파우치 박사는 1984년부터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맡으며 정부의 전염병 대응 전략 수립에 영향을 끼쳐왔다.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를 모두 거치며 그가 조언한 대통령은 여섯 명에 달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박사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앤서니 파우치 박사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KAREN BLEIER via Getty Images

 

파우치 박사는 1980년대 훗날 AIDS(후천선 면역 결핍증)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낯선 전염병이 창궐하자 치료법 연구에 매진하고, 정치인들을 설득해 국가적 대응 체계 구축을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이 분야의 공적을 인정 받아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2008년 ‘자유의 메달’을 수여 받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로 파우치 박사는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높은 지지와 신임을 얻고 있다. 부정확한 정보를 퍼뜨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바로잡고, 낙관적인 전망을 늘어놓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진짜 전문가’다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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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