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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경찰에 밀려 넘어진 75세 남성에 '조작'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경찰관이 마틴 구지노(75)씨를 강하게 밀어 넘어뜨려 다치게 만든 모습은 영상에 생생하게 담겨있다.

  • 허완
  • 입력 2020.06.10 12:17
  • 수정 2020.06.10 12:18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시위 도중 경찰에 밀려 넘어져 부상을 입었던 75세 남성을 지목하며 ”안티파(ANTIFA, 파시즘에 반대하는 극좌파 활동가들)의 선동꾼”이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남성이 너무 세게 넘어졌다며 ”설정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OANN(원아메리카뉴스)에서 봤는데, 그는 밀린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 (경찰의) 스캐너를 노리고 있었다. (넘어진 게) 설정일 수도 있지 않나?”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오전(현지시각)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가 언급한 남성은 지난주 목요일(6월4일) 뉴욕주 버펄로 도심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마틴 구지노(75)씨다.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와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며 기후변화 시위, 반핵 시위, 주거정책 시위 등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야간 통행금지령 시행을 앞두고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던 경찰관들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듯 다가갔다. 경찰관들은 손으로 그를 강하게 밀쳐냈고, 구지노씨는 뒷걸음질 치면서 그대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은 그는 응급실로 옮겨졌다.

때마침 지역 라디오방송사 WBFO 기자가 촬영을 하고 있었던 덕분에 이 모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기록됐고,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퍼지며 공분을 일으켰다.

 

그를 밀친 30대 경찰관 두 명은 곧바로 직무가 정지된 채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지역 경찰노조는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며 동료를 감쌌고, 60여명이 집단으로 사직했다. 그러나 검찰은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밀치는 게 아니라 체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N에는 ‘도대체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겠다’는 말로 트럼프의 이 트윗을 비판한 외부 칼럼이 실렸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트윗이 일개 군소 방송사에 불과한 우파 매체 OAN과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음모론을 고스란히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아무런 증거도 없는” 주장이 담긴 트럼프의 이 ”무책임”하고도 ”상스러운” 트윗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저는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쓴 트윗에 놀랐습니다. 그동안 그가 올렸던 그 모든 트윗들을 다 겪었는데도 말입니다. 그의 트윗을 읽다보면 ‘더는 놀랄 것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때가 옵니다. 저도 다 봤습니다. 그런데도, 또 놀라게 됩니다. 또 충격을 받게 되고요. 또 역겨움을 느끼게 됩니다. 책임 있는 자리이고, 책임 있는 사람이어야 할 미국 대통령에게서 말입니다.” 

″밀린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조작이라는 얘깁니까?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가 조작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말씀이세요?”

″비통함과 분노가 들끓는 지금 그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불에 기름을 끼얹고 있어요. 그동안 단 한 번이라도, 한 순간이라도 품위를 좀 보인다면 그는 그 트윗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겁니다. 이건 완전히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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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조지 플로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