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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살균제 주입' 발언 이후 화학제품 노출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살균제를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언급한 뒤에 벌어진 일이다.

  • 허완
  • 입력 2020.04.26 14:08
  • 수정 2020.04.26 14:1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살균제를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언급한 뒤 청소 등에 쓰이는 가정용 화학제품(살균제, 소독제)에 노출됐다는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고 뉴욕시 보건당국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살균제를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언급한 뒤 청소 등에 쓰이는 가정용 화학제품(살균제, 소독제)에 노출됐다는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고 뉴욕시 보건당국이 밝혔다. ⓒAlexi Rosenfeld via Getty Images

가정용 살균제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쓰면 어떻겠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뉴욕에서 이같은 화학 제품에 노출됐다는 신고 건수가 평소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만든 이 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을 생략했고, 브리핑을 중단하거나 크게 축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NPR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뉴욕시 보건정신위생부(Department of Health and Mental Hygiene)는 24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지난 18시간 동안 독극물 통제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가 3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건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30건 중 9건은 라이솔(소독제), 10건은 표백제, 나머지 11건은 그밖의 가정용 청소용 화학제품 등에 노출된 사례로 집계됐다. 다만 다행히 이들 중 목숨을 잃거나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중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살균제' 발언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이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2020년 4월23일.
'살균제' 발언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이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2020년 4월23일.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 도중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안을 치료법으로 언급했다. 자외선이나 ”매우 강력한 빛”을 신체 내부에 쬐는 건 어떻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즉각 살균제를 주입하거나 복용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청소 등에 쓰이는 가정용 살균제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된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성명을 발표해야만 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따로 공지문을 내 위험성을 경고했다. 뉴욕시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가정용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거나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4일 자신은 진지한 의도로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게 아니라 기자들을 향해 ”빈정대는” 투로 말했을 뿐이라며 논란을 진화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뭇 진지하게 살균제와 자외선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발언 다음날(24일)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을 짧게 끝냈고 질문도 받지 않았다. 25일에는 아예 브리핑을 개최하지 않았다. 

그는 25일 오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적대적인 질문”들을 쏟아내고 ”진실이나 팩트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는” 언론에게 책임을 돌리며 ”백악관 기자회견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적었다. ”(코로나19 브리핑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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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도널드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