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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2일 18시 08분 KST

다이빙 선수에게 '10미터'는 익숙해질 수 없는 공포다(영상)

다이빙 선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10미터에서 뛰기 시작해야 한다

비인기 스포츠 선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이제 다섯 편째다. 이번 주제는 다이빙. 두 명의 다이빙 선수(정동민 선수와 김지욱 선수다)를 만났다. 한 명은 코로나가 확산되기 전. 다른 한 명은 코로나가 극심했던 3월의 첫 주였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전국을 감돌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선언하고 사람들은 일제히 확진자 동선 체크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HUFFPOST KOREA/HANGANG KIM
정동민 다이빙 선수

스포츠 선수들은 발이 묶였다. 매일 같이 연습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선수들은 운동장이 폐쇄돼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 “많이 뛰는 날은 하루에 120번 정도, 적게 뛰는 날은 80번 정도 뛰어요” 다이빙은 뛰어내리는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을 소홀히 할 수록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뛰어봤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한 만 번 이상은 뛰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하는 선수.

HUFFPOST KOREA/SUJONG LEE
정동민 다이빙 선수

만 번의 점프라니. “적응돼서 덜 무서운 거지 비시즌일 때 10미터 플랫폼에 올라가면 여전히 무서워요”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공포를 매번 마주하는 선수들.

언제 좀 진짜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정동민 = 초등학교 때는 5미터까지만 뛰어요. 이제 중학교 올라오면서부터는 10미터에서 뛰어야되기 때문에 중학교 넘어갈 때가 가장 무서웠던 것 같아요. 

김지욱 = 저도 10미터는 한 번도 올라가 본 적이 없으니까. 밑에서 볼 때는 ‘다 뛰는데 나도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장난치면서 올라갔는데 진짜 밑에서 보는 거랑 위에서 보는 거랑 많이 달라서. 처음에 끝에 서서 할까, 말까 생각도 많이 하다가. ‘못하겠다’ 싶어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내려오는 건 안 된다. 그냥 뛰어라” 조금 무서운데 참고 뛰어내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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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민 다이빙 선수

10미터 플랫폼에 처음 올라간 날이 기억나세요?

정동민 = 자세히는 기억은 안 나는데 처음 10미터에서 점프할 때 못 뛰겠다고 울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때 얘기를 기억나는 대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동민 = 그때 같이 운동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랑 코치 선생님이 손잡고 10미터 올라가서 점프하라 그래서 같이 올라갔는데 이제 친구는 먼저 뛰고 저도 뛰어야 되는데 이게 너무 무서워서 못 뛰겠는 거예요. 그래서 막 안 뛰고 그냥 가만히 서 있고 그러다가 뒤에서 제 윗 선배가 한 명 있었는데 선배님이 밀어줘서. 그래서 뛰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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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민 다이빙 선수

6개월 정도 다이빙을 그만두고 쉬셨다고 들었어요

정동민 = 중학교 1학년부터는 10미터 종목을 해야 되는데 그때 제가 지역을 옮겨서 운동을 했어요. 부모님이랑도 떨어져 있고 그러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제가 대전에서 운동을 했었는데 주말마다 인천 올라와서 자고 나서 다시 월요일에 올라가고 그랬어요. 그때 제가 새로운 종목을 만드는데 그게 너무 하기 싫었어요. 그때 되게 엄마한테 ‘운동 안 한다고’ 그러고 ‘집 나갈 거라고’ 짜증도 내고 그러면서 그만뒀었어요. 그때 제가 너무 하기 싫어서 “진짜 하다가 내가 다쳤으면. 크게 다쳤으면 좋겠냐고” 이러면서 심한 말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때 엄마가 “엄마가 돼서 어떻게 그러냐” 그래서 그만두게 됐었어요.

그래도 다시 시작하게 되셨네요

정동민 = 제가 그만두고서 이제 원래 가르쳐주시던 코치 선생님이 저 찾아오셔서 와서 다시 운동하면 잘 가르쳐주시겠다 그래서 저도 솔직히 공부보다는 운동이 맞는 거 같아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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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민 다이빙 선수

뛰어내리는 시간이 1초 정도일 텐데, 선수에게는 엄청나게 길게 느껴질 것 같아요 

김지욱 = 1초라고 하면 엄청 짧은데 저희처럼 돌면서 떨어지는 거랑 그냥 떨어지는 거랑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체감상 1, 2초인데도 돌 때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다이빙 종목은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 거예요?

김지욱 = 다이빙에는 여섯 가지 종목이 있는데 앞으로 서서 도는 거, 뒤로 도는 거, 앞으로 서서 뒤로 도는 거, 뒤로 서서 앞으로 도는 거, 그리고 트위스트라고 옆으로 도는 거, 마지막으로 암 스탠드. 물구나무서서 도는 거. 총 여섯 가지 동작이 있어요. 

선수님이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뭐예요?

김지욱 = 저는 옆으로 도는 걸 가장 잘해서. 트위스트 종목이 가장. 

정동민 = 3미터 스프링이 주 종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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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다이빙 선수

그럼 종목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져요?

김지욱 = 대표적으로 물에 들어갔을 때 물이 많이 튀기냐, 적게 튀기냐. 물이 많이 튀기는 사람도 있고, 완전 안 튀기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걸 두고 ‘입수점수’로 매겨지고. 그리고 ‘예술점수’라고 해서 어떤 사람은 점프가 높고, 회전이 잘 돼서 완벽하게 입수하면 점수가 높아요. 반면에 점프를 안 하고 회전 돌기 바빠서 잘 못 들어가면 점수를 받기 어렵죠.

다이빙 착지를 할 때 잘못 들어가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김지욱 = 10미터에서 배로 잘못 들어가서 너무 아파서 울고. 중학교 1학년 때 10미터에서 회전을 하는 건 처음이라서 높이 감을 아예 몰랐을 때 배가 물에 일자로 친 거예요. 진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피멍 들어서 그때 여름이었는데 일주일 동안 학교도 못 나가고 운동도 못 나가고 아예 옷도 못 입을 정도였어요. 집에서 일주일 동안 누워만 있었던 게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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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다이빙 선수

그러면 잘 들어갔을 때랑 못 들어갔을 때랑 느낌이 다른가요?

김지욱 = 잘 들어갔을 때랑 못 들어갔을 때 차이는 팔꿈치에 오는 전율이 다른 것 같아요. 잘 들어갔을 때는 완전히 밀고 들어갔을 때는 팔꿈치에 전기 같은 것처럼 찌릿하는데. 잘 못 들어갔을 때는 그냥 ‘풍덩’.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가 궁금하네요

정동민 = 목표는 올림픽 가는 거예요. 늦으면 4, 5년 정도 보고. 빠르면 2, 3년 내로 빠르게 성장해서 도전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의 목표는 올해 7월에 이탈리아로 상비군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을 뽑아서 이탈리아로 시합을 가는 데. 3월, 4월, 5월 시합을 잘 뛰어서 이탈리아 가는 게 목표예요. 

김지욱 =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1년 간 국가대표 생활을 해봤어요. 이제는 그것보다 더 큰 꿈을 꿔야하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목표죠.

스포츠 다큐 시리즈: 마이너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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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운동선수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더 많은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김한강 에디터: hangang.kim@huffpost.kr

사진=이수종 에디터: sujong.lee@huffpost.kr

김한강 에디터: hangang.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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