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덕분이라며 챌린지‘와 전공의들의 ‘#더분해’ 캠페인이 농인들의 의사소통 수단인 수어를 희화화하고 차별했다며 관련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어 비하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의료기관에서 농인들에 대한 소통지원 부족을 지적하기 위해 진정을 제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진정에는 농인 16명이 진정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덕분이라며 챌린지’와 ‘#더분해’ 캠페인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존경합니다’라는 의미의 수어(오른손 엄지를 위로 세우고 왼손으로 받치는 손동작)로 감사함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와(의대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의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덕분에 챌린지’ 수어동작을 반대로 한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해왔다.
장애벽허물기는 “수어는 차별받아왔던 언어”라며 “수어를 희화한 챌린지로 수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까봐 걱정하면서, 챌린지 때문에 모욕감과 상처를 받았다는 농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의대생들이 사과문을 올렸지만, 수어는 ‘보는 언어’이기 때문에 글자가 아닌 영상을 통한 사과문을 원한다”며 수어통역을 배치한 영상 사과문을 요구했다.
아울러 농인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더분해’ 캠페인 게시물을 방치하고 있는 대전협에도 서둘러 게시물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주현 장애벽허물기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어통역사가 없다고 농인의 진료를 거부한 사례도 있는 상황에서 의대생과 전공의의 챌린지로 농인들이 모욕감과 상처를 받았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방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