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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 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지만 소개팅 앱 '틴더'를 사용해 봤다. 내 경험은 이렇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나도 콘서트를 가거나 토요일에 술집 등에 가서 놀곤 했다.

저자 페이트 마틴
저자 페이트 마틴 ⓒPHOTO COURTESY OF FAITH MARTIN

온라인으로 새로운 데이트 상대를 만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에 도전하는 건 훨씬 더 힘들다. 사회의 차별, 그리고 불쾌한 질문을 다 감수해야 한다. 나는 19살이고 뇌성 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다. 나는 온라인 소개팅 앱을 사용해 봤다. 

태어나면서부터 뇌성마비를 앓았는데, 출산 당시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는 걸을 수 없고 휠체어를 항상 타고 다닌다. 뇌성 마비는 태어나기 전이나 태어날 당시 발생하는 뇌 손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되지는 않지만, 살아가면서 장애로 인한 불편함 및 편견에 맞서야 했다. 누군가와 데이트할 때도 좀 더 신중해야 한다. 

18살 생일날 네 잔의 술을 마신 후 갑자기 친구들이 날 틴더에 가입시켰다. 당시 술에 취했기 때문에 그냥 즐겁게 받아들였다. 일단 호기심에 틴더에 올라온 여러 명의 남자를 살펴보고, 이들이 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며 난 여러 사람과 채팅을 했다.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 그 누구도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이 산산조각 났다.

틴더에서 한 사람과 매칭이 됐는데, 정말 끔찍한 첫인사를 보내왔다. ”미안해, 난 네가 휠체어를 타는지 몰랐어. 너랑 데이트하기는 어려워.”

이후 사람들이 어떻게 내 프로필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예민해졌다. ”당신도 섹스할 수 있어?”라는 인사를 받는 걸 상상해 보라. 처음 대화를 시작하는 말로 매력적이지도 재밌지도 않다. 그리고 이 말을 보낸 인간은 절대 그 질문의 답을 알 수 없을 거다.

낯선 사람들로부터의 거슬리는 질문들을 받는 것에 익숙했다. 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페티시를 드러내곤 했다. ”걷지 못하는 사람을 침대에 꼭 눕혀보고 싶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라고 내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있었다.  

 

소개팅 앱 '틴더'
소개팅 앱 '틴더' ⓒTinder via GETTY IMAGES

 

장애인도 평범한 사람처럼 술을 마시고 공연을 보거 주말에 즐겁게 놀 수 있다

사람들은 대체 뭘 생각하는 걸까? 내가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밤에 외출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단지 장애인에 관해 잘 몰라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걸까?

단지 친구들과 놀고 있을 뿐인데도 다른 사람이 내 친구들을 내 간병인으로 착각한 적도 있다. 그럴 땐 정말 기분이 나쁘다. 많은 사람이 장애인은 금요일 밤에 밖에 나가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장애에 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게 분명하다. 오히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나도 콘서트를 가거나 친구들과 점심 약속을 갖거나 술집에서 놀곤 했다. 간단히 말해, 난 매우 독립적이며 하루 종일 날 돌봐 줄 간병인은 필요 없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zianlob Via Getty Creative

 

장애인들도 평범한 삶을 영위하고 살아간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좀 더 잘 알았으면 좋겠다. 장애인을 많이 만나보지 않으면 당연히 어색할 수 있다. 한 가지 조언은  장애인을 그냥 신체 건강한 사람들과 똑같이 대하라.

이 온라인 데이트 경험이 전부 나쁜 건 아니었다. 내가 장애가 있다는 걸 정말 개의치 않는 사람들과 데이트를 몇 번 해봤다. 하지만 아직 진짜 느낌이 오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틴더 외에도 여러 앱을 사용해 봤다.

정말 난처한 질문을 받기도 하고, 기억도 하기 싫은 데이트도 해봤다. 그리고 결국 그냥 당분간 연애를 포기했다. 이런 앱은 장애인들에게 좀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주긴 하지만, 여전히 ’지뢰밭’이기도 하다.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은 당신의 동정심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진실하고 진정한 관계를 맺길 바란다. 또 남성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당신도 섹스할 수 있냐”고 묻지 좀 말라. 당연히 대답은 ”당신과는 절대 안 하지.”

 

 

 

 

*저자 페이트 마틴은 영국 출신으로 프리랜서 작가다. 주로 장애,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쓴다. 그는 락 콘서트를 즐긴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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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장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