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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화요일' 경선 중간 집계 : 조 바이든이 남부를 휩쓸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조 바이든이 초반 부진을 딛고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전시켰다.

  • 허완
  • 입력 2020.03.04 14:12
  • 수정 2020.03.04 16:55
202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슈퍼 화요일'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 2020년 3월3일.
202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슈퍼 화요일'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 2020년 3월3일. ⓒMario Tama via Getty Images

조 바이든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3일(현지시각) 미국 14개주에서 동시에 실시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간 집계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개주에서 승리를 확정했거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 부진 끝에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보여준 극적인 ‘컴백’, 피트 부티지지와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의 중도 사퇴와 지지선언 등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4개주에서 승리 확정 또는 유력으로 집계되고 있다. 가장 많은 대의원이 배정된 곳이자 샌더스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캘리포니아주는 투표가 가장 늦게 끝나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다.

각 지역별로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4일 새벽 2시45분(미국 동부표준시)을 기준으로 바이든은 버지니아(전체 대의원수 99명), 노스캐롤라이나(110명), 앨라배마(52명), 매사추세츠(91명), 오클라호마(37명), 테네시(64명), 텍사스(228명), 아칸소(31명), 미네소타(75명) 등 8개주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메인(24명)에서는 샌더스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초반 경선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바이든은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남부 지역을 휩쓸며 극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초반 경선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바이든은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남부 지역을 휩쓸며 극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FREDERIC J. BROWN via Getty Images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415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주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바이든의 성적은 꽤나 인상적이다.

바이든은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샌더스를 꺾었다. 이 지역은 애초 샌더스의 우세가 점쳐졌던 곳이다. 워렌은 자신의 지역구에서조차 3위로 밀려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샌더스의 우세가 예상됐던 텍사스에서도 바이든은 1위를 확정지었다. 샌더스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개표가 절반 정도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은 10%p차로 샌더스를 추격하며 예상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바이든은 버지니아를 비롯한 남부를 휩쓸다시피 했다. 예비출구조사에 따르면, 그는 이 지역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 다수로부터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지지기반인 고령층 역시 바이든 쪽으로 기울었다.

또 바이든은 이날 함께 투표가 진행된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대의원 확보를 위해 필요한 최소 득표율인 15% 이상을 기록했다.

″좋은 밤입니다! 좋은 밤입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연설에 나선 바이든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녹다운 됐던 분들, 카운트아웃 됐던 분들, 뒤쳐졌던 분들, 이게 바로 여러분의 캠페인입니다.” 바이든이 자신의 초반 부진과 이에 대한 세간의 비관적 전망을 비유적으로 언급하며 한 말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언론과 평론가들은 저의 선거운동이 끝났다고 선언했었죠!”

202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가 '슈퍼 화요일' 유세에서 연설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샌더스는 버몬트와 콜로라도, 유타에서 승리를 확정했으며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벌링턴, 버몬트주. 2020년 3월3일.
2020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가 '슈퍼 화요일' 유세에서 연설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샌더스는 버몬트와 콜로라도, 유타에서 승리를 확정했으며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벌링턴, 버몬트주. 2020년 3월3일.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반면 샌더스는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16명)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한 것을 비롯해 콜로라도(67명), 유타(29명)에서 승리했다.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228명)에서는 바이든에 근소하게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다가 개표 중반을 넘어서면서 바이든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출구조사에 따르면 샌더스는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샌더스는 우세가 예상됐던 텍사스와 미네소타, 매사추세츠에서 바이든에게 1위를 내줬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기대 만큼의 압도적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대의원 상당수를 바이든과 나눠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가 콜로라도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밤 늦게쯤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경선 결과에 대해 샌더스가 말했다. ”우리는 그동안 먼 길을 왔습니다.”

블룸버그는 미국령 사모아(6명)에서 승리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3~4위권으로 밀려났다. 특히 선거자금을 대거 쏟아부으며 집중 공략했던 미네소타에서는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로 4위를 기록했다. 

한편 각 후보들이 확보하게 될 대의원수는 개표가 모두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캘리포니아(415명)와 텍사스(228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경선은 기본적으로 전체 3979명의 대의원(pledged delegates) 중 과반 이상인 1991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과반 이상을 획득하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황이 조금 복잡해진다.)  

각 후보자는 경선이 실시되는 주에서 최소 15%를 득표해야 대의원을 한 명이라도 확보할 수 있으며, 득표율에 따라 주마다 배정된 대의원을 나눠갖게 된다. 배정된 대의원이 많은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수록 유리하지만, 몇몇 지역에서 ‘몰표’를 받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구조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바이든이 총 666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586명을 얻을 샌더스를 추월해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선 판세가 완전히 뒤집어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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