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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재기해" 구호에 대한 강연재와 신지예의 견해는 김어준과 많이 다르다

강연재와 신지예는 보수와 진보로 갈리지만, 이 문제엔 생각이 비슷하다.

  • 손원제
  • 입력 2018.07.10 12:17
  • 수정 2018.07.10 14:03
ⓒ뉴스1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위원장과 강연재 변호사가 지난 7일 서울 혜화역 집회에서 나온 ”문대통령 재기해” 구호와 ‘곰’ 퍼포먼스에 대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큰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여성 인권 집회에서 극단적인 혐오 발언이 나왔다는 점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다수 여론과는 결을 달리 한 것이다. 다만 두 사람도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에선 차이를 보였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신 위원장은 ‘페미니스트 시장’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시장에 출마했고, 강 변호사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 진보와 보수로 확연히 갈린 두 여성 정치인이 혜화역 집회 ‘혐오 구호 논란’과 관련해선 같은 시각을 드러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신 위원장과 강 변호사는 9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함께 출연해 7일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집회에서 너무 지나친 극단적 발언, 혐오 발언 이런 것들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지금 상당히 논란’이라는 진행자 질문에 신 위원장은 ”지금 여성운동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성혐오를 없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어떤 부분 좀 과격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시위 주최측이 그 구호를 전면적으로 내보낸 것은 아니고 시위 참여자분이 이야기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최측 추산 6만 명 정도 시민분들이 모이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그것(구호와 퍼포먼스)에 지금 너무 주목해서 이 여성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고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다라고 얘기하는 순간 수많은 여성들이 얘기하고 있는 ‘우리는 불법 촬영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라는 이 목소리가 오히려 더 삭제되는 것이 아닌가 좀 걱정스럽다”고 혐오구호 비판에 집중된 여론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지금 언론들이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이 시위와 여성들의 구호를 소비해 버리면서 시위의 본질을 좀 비껴나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이날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서도 “(구호나 퍼포먼스는) 여성들이 오랫동안 받아왔던 폭력이나 욕설에 비하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런 퍼포먼스, 과격함이 과연 문제적인가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다. 문제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일베에서 나온 단어다, 저런 조롱은 폭력적이라고만 하는 건 집회 자체를 어떤 프레임에 가두는 거다.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여성들이 왜 저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어떤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와 언론에서 잘 들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신 위원장이 한 관련 발언이다.

″그 시위 주최측이 그 구호를 전면적으로 내보낸 것은 아니고요. 시위 참여자분이 이야기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최측 추산 6만 명 정도 시민분들이 모이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고 특히나 지금 여성운동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성혐오를 없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어떤 부분 좀 과격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에 지금 너무 주목해서 이 여성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고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다라고 얘기하는 순간 수많은 여성들이 얘기하고 있는 우리는 불법 촬영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라는 이 목소리가 오히려 더 삭제되는 것이 아닌가 좀 걱정스럽습니다. 지금 언론들이 오히려 더 자극적으로 이 시위와 여성들의 구호를 소비해 버리면서 시위의 본질을 좀 비껴나가고 있는 측면이 있어요.” 

 

 

ⓒ뉴스1

강 변호사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언론이)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신 위원장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다만 신 위원장이 여성의 처지에 비춰 혐오 단어 사용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 데 비해, 강 변호사는 혐오 단어로 보기도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집회에서 사용된 혐오 단어에 대해 ”‘곰’이라든지 ‘재기해’ 두 단어 가지고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곰’은 왜 그게 혐오발언인지 모르겠고 아주 귀여운 수준 아닌가 싶다. 옛날에 우리나라 대통령은 다 쥐 아니면 닭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됐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기해라는 것도 저는 딱 보자마자 무슨 뜻인지도 몰랐었다. 굉장히 은유적인 표현을 쓴 것 같다”며 ”이것을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 혐오했다 이렇게 가져갈 것이 아니라 그냥 여성 시민들,우리 여성들이 권력의 1인자인 대통령을 향해서 빨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짚었다.

그는 집회에서 나온 혐오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의 중심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이런 과민한 반응의) 중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싫어하고 그러면서 언론이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변호사의 관련 발언이다.

″인터넷에 다 기사로 나온 것 같은데 곰이라든지 재기해 이 두 단어 가지고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곰은 왜 그게 혐오발언인지 모르겠고 아주 귀여운 수준 아닌가 싶고 옛날에 우리나라 대통령은 다 쥐 아니면 닭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됐었고 재기해라는 것도 저는 딱 보자마자 무슨 뜻인지도 몰랐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은유적인 표현을 쓴 것 같은데. 저는 이것을 어떤 특정 정치인인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 혐오했다 이렇게 가져갈 것이 아니라 그냥 여성 시민들,우리 여성들이 바라는 것이 결국은 정책과 법률로써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해결해 줘야 하는 일들인데 그 권력의 1인자가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그 1인자를 향해서 빨리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지 특정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혐오했다,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관용 - 그리고 이것을 언론이 과잉되게 보도해서 집회의 본질을 흐리는 이거는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고 그 중심에는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정관용 - 반발하는 거죠.) 

”싫어하고 그러면서 언론이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볼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업데이트 2018년 7월 10일 오후 2시 05분 (기사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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