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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은 탑승 승객에게 똥 묻은 좌석을 강요했다

이번에도 델타다

  • 김태성
  • 입력 2018.11.06 12:38
  • 수정 2018.11.06 12:49
ⓒYahoo Lifestyle

어느 승객이 매우 ”굴욕적인” 일을 델타항공으로부터 당했다. 델타 스탭이 그에게 똥이 묻은 좌석에 앉든지 비행기에서 내리든지 선택하라고 강요한 것이다.

지난 11월 1일 매튜 미한은 델타가 운영하는 애틀랜타-마이애미편 여객기를 탔다. 기내에 발을 디디는 순간, 냄새만 맡고도 내부가 제대로 청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냄새는 문제의 시작일 뿐이었다.

그는 야후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좌석에 앉는 순간 냄새가 진동했다. ‘또 냄새나는 여행이 되겠군’하는 생각을 했다. 옆좌석 승객도 코를 막고 있었다. 충전기를 꽂으려고 몸을 굽히는 순간 냄새 문제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바지 뒷부분에 똥이 묻은 걸 발견했고 비행기 바닥, 벽까지 똥으로 뒤범벅인 게 보였다. 나는 똥이 묻은 좌석에 앉았던 것이다.”

그는 옆좌석 승객과 함께 승무원을 찾았다. 그런데 똥만큼 놀라운 대답을 들었다. 승무원은 ”정말로요? 그 문제를 청소팀에게 알렸거든요. 치우지 않았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거기에 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라고 대답했다.

미한에 의하면 모든 여객기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생물학적 응급 키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되어있다. ”나중에 만난 델타항공 직원도 생물학적 응급 키트를 기내에 두는 게 원칙이라고 인정했다. 배설물 제거에 필요한 물건을 그 키트에서 꺼내 주지 않은 것이든 아예 키트가 준비되지 않은 것이든, 아무튼 델타가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기내에 키트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승무원은 공항 스탭에게 청소를 부탁하는 대신 미한에게 키친(종이)타올 두 장과 진(gin)을 한 병 건네면서 화장실에 가서 묻은 걸 닦아내라고 말했다. ”마시는 알코올로 세척하라고 준 거다.”

그 순간 자기 옷과 좌석에 묻은 똥이 사람 설사인지 반려동물 설사인지 알 수 없지만, 미한은 빨리 치웠으면 하는 마음밖에 없었다. ”사람이 아파서 그렇게 된 건지 동물이 아팠던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처음 설명할 때는 어느 셰퍼드가 그렇게 한 거라고 승무원은 말했다. 그런데 게이트 스탭은 어떤 노인이 실수한 거라고 서류에 적었다. 그리고 이젠 어느 골든리트리버 강아지가 한 짓이라고 델타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겐 누가 그런 짓을 한 게 중요하지 않다. 똥은 똥이다. 병균을 옮기는 똥 말이다.”  

미한은 승무원이 건넨 키친타올과 진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장갑도 주지 않았다. 똥이 바지 뒤에 묻어서 바지를 벗어야 했다. 똥이 손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살균제는커녕 진 한 병으로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나온 순간 그는 또 한번 놀랐다. 승무원들이 똥으로 범벅인 기내로 승객들을 계속 탑승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델타 대변인은 미한에게 ”생물학적 위험이 밝혀진 상태에서 탑승을 계속 한 건 델타가 규칙을 위반한 것이며 승객이 그런 문제를 알리는 순간 탑승을 중단하는 게 순서”라고 인정했다. 그는 또 ”대변인이 ‘가능하면 모든 승객을 기내에서 내리게 해야 했다, 그리고 병균이 퍼지지 않게 내부를 완전히 위생 처리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탑승이 계속된 거다.”라고 말했다. 

야후는 생물학적 문제에 대한 어떤 방침을 델타가 따르는지 문의했으나 아직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미한은 자신도 델타 승무원에게 이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고 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그에게 ”청소팀이 치우지 않은 건 우리 책임이 아닙니다. 공항 스탭이 처리할 문제죠. 탑승하는 도중이라 매우 바쁘니, 원한다며 기내에서 내린 후 게이트 스탭에게 이야기해 보시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게이트 스탭을 찾았다. 

게이트 스탭은 델타 매니저를 호출했다. 미한에 의하면 얼마 후 등장한 매니저는 매우 호전적이었다. 그러나 미한은 ”비행기에서 혹시 쫓겨날 게 걱정돼” 침착하게 설명했다. ”문제를 그녀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는 ‘청소팀이 제대로 하지 않은 건 내 책임이 아닙니다. 대체 뭘 어떻게 해달라는 겁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래서?‘라는 식이었다. 매우 도전적인 말투로 말이다. 나는 ‘앉을 수 있도록 좌석을 제대로 청소나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륙할 시점이 다 됐습니다. 좌석에 돌아가 앉든지 공항에 남든지 결정하세요.’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이쯤 돼서 매니저는 미한만이 아니라 여러 승객이 화가 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승객 너 댓이 자리에서 나와 승무원들 앞에서 항의하고 있었다. 제대로 청소가 되기 전까지는 좌석에 앉지 않겠다는 신호로 말이다.” 매니저는 문제가 더 커지는 걸 걱정했는지 청소를 다시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누군가에게 키친타올로 좌석들을 청소하라고 지시했다. 살균 제품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키친타올만 사용해 치운 것이지만 그래도 ‘청소’는 한 것이니 받아들이라는 눈치였다.”

미한은 좌석을 살균해달라고 한 번 더 부탁했다. 그러자 매니저는 ”이륙할 겁니다. 좌석에 앉든지 뒤에 남든지 결정하세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미한은 다음 날 아침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이 비행기를 놓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똥을 두 시간 동안 깔고 뭉갤 수밖에 없었다.”

″똥으로 범벅인 불쌍한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동물보호단체 동영상에 등장하는 그런 동물 말이다. 똥으로 덮인 좌석에 강제로 앉아야 하는, 그런 대우를 받는다는 게 정말로 굴욕적이었다. 정시에 이륙하는 걸 승객의 안전이나 건강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항공사다.”

비행기가 만석이어서 다른 자리로 옮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 줄은 물론 근처에 앉은 모든 승객은 좌석과 바닥에 똥이 묻은 상태의 여정을 참아야 했다. 냄새가 진동했다.” 어떤 승객은 신발에 똥이 묻는 걸 방지하기 위해 바닥을 이불로 덮기까지 했다.

미한은 이 사연을 인터넷에 공유했다. 지역 뉴스가 사건을 다루자 델타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델타가 야후에 제공한 성명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지난 11월 1일, 아픈 반려견이 사고를 친 다음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틀랜타-마이애미를 운항하는 델타 1949편의 탑승이 시작됐다. 이 문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게 사과를 드린다. 델타는 환불 및 추가 조처를 취하기 위해 해당 승객들에게 연락한 바다. 승객과 스탭의 안전과 건강은 델타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델타는 또 해당 비행기가 마이애미에 도착하는 순간 운항을 정지했으며 ”속 때까지 깨끗한 세척과 살균처리”를 마친 뒤에야 다시 운항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델타항공은 미한에게 사과의 표시로 5만 마일 어치의 보너스 마일을 제공했다. 미한의 말이다. ”델타에겐 내 가치가 그게 다란 말인가? 5만 마일? 나를 비롯해 모든 승객의 건강을 위험에 노출해놓고서? 5만 마일은 새 신용카드를 신청하면 누구나 받는 그런 혜택이다. 비행기 표 한 장도 되지 않는 숫자다. 상처 난 데 소금 붓는 행동이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사람이 한 짓인지 동물이 한 짓인지다. 병원에는 갔는지, 왜 설사를 했는지 궁금하다. 무슨 이유에서? 간염 예방 주사라도 맞아야 하는 건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델타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한은 회사의 진정한 사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받은 건 뻔한 성명과 ”자, 5만 보너스 마일 줬으니 꺼져”라는 암시적인 메시지였다.

그의 말이다. ”나는 델타를 1백만 마일 이상 사용한 메달리언급 승객이다. 최상급 승객을 이렇게 대우한다면 일반 승객은 대체 어떻게 취급할까 걱정된다.”

″델타에 문제를 제기했고 올바른 조처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셈이다.”

마이애미에 도착한 미한은 탬파까지 델타 연결선을 탈 예정이었지만 그 대신 우버를 4시간 동안 탔다. 그는 ”델타 비행기에 다시 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야후라이프스타일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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