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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재월북한 20대 탈북민 관련 첩보 받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첩보가 입수된 건 18일, 월북을 파악한 건 26일이었다.

  • 라효진
  • 입력 2020.07.27 09:59
  • 수정 2020.07.27 15:20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마을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마을 ⓒ뉴스1

 

경찰이 20대 남성 탈북민 김모씨의 재월북 관련 첩보를 받고도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재기됐다.

탈북민 김진아씨는 자신의 유튜브 ‘개성아낙’에서 재월북 20대 김씨가 최근 한국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임대 아파트 보증금 1500만원을 비롯해 현금화한 자산들을 달러로 바꾸고 수상한 동태를 보여 18일 김포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묵살당했다고 26일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같은날 자국 코로나19 감염 통로로 2017년 귀순한 김씨를 지목하며 그가 19일 재월북했다고 밝혔다. 김포에 거주하던 김씨는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첩보 묵살 의혹에 경찰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당시 (김씨의) 월북준비 첩보를 받았지만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보복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피해자 보호신청 등 절차를 따랐다”며 ”날짜 순으로 나열하다보면 경찰이 늦게 조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절차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늦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18일 첩보를 받고 이틀 후인 20일에야 김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21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국이 김씨의 월북을 파악한 건 북한 측의 보도가 나온 26일이다.

중앙일보는 27일 김씨가 재월북 약 한 달 전인 6월 유튜브 ‘개성아낙’에 여러 차례 출연해 자신의 탈북 이유와 경로 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 방송에서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며 살기가 힘들어 탈북을 택했다면서 그 경로를 상세히 밝혔다. 그는 “2017년 6월 (백마산에서 내려와) 38선을 넘어가자고 마음을 먹었고, 고압선과 가시철조망을 밑으로 기어 두 차례에 걸쳐 넘었다”며 ”지뢰밭이 나왔을 때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발걸음마다 찌르면서 나아갔다. 낮이라 갈대밭에 숨어서 세 시간 정도를 기어 다녔다”고 했다.

이어 ”갈대밭 오물 속에서 스티로폼과 밧줄을 발견했고 구명대를 만들어 밤이 되길 기다렸다. 눈으로 봤을 땐 한 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한참 수영을 하다 보니  큰 불빛이 보여 3시간 정도 헤엄을 쳤는데도 (한국) 군인들이 발견을 못 해서 죽겠구나 포기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이번 재월북 경로는 한국으로 넘어올 때 이용했던 북한~강화 교동도~김포 경로를 거꾸로 헤엄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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