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에서 사망자수 증가폭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전 국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대다수 사업체의 영업을 중단시킨 전례 없는 조치가 시행된지 약 한 달 만이다.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보건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588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수는 전날보다 525명 증가했다. 3월19일(427명 증가)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수는 431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일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수는 12만8948명이다.
고등보건연구소 소장 실비오 브루사페로는 ”(상승)곡선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전날보다 674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흘 연속으로 감소한 것이다. 신규 사망자수는 2일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로 932명, 809명으로 감소하다가 이날 70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2418명이 됐다.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6023명 늘어난 13만759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 역시 사흘 연속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조금은 희망적인 신호다.
살바도르 이야 보건부 장관은 ”이번주와 오늘 통계는 확진자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확산 억제를 위한 조치들이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부 장관은 ”희망을 갖게 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기록된 프랑스에서도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5일 보건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병원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는 전날보다 357명 늘어났다. 하루 전(441명)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자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병원 내 사망자는 5889명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 등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합하면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8078명이다.
이처럼 고무적인 추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젤로 보렐리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장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은 ”힘겨운 몇 개월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한 차례 연장됐던 이동제한 및 영업중단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내려진 조치는 4월13일에 만료된다.
스페인은 이동제한령과 영업중단 조치 기간을 4월26일까지로 연장하겠다고 5일 발표했고, 프랑스 역시 4월15일로 끝나는 이 조치의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