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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마지막 기회" 미국에서 심장병 말기 환자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미국에서는 현재 약 11만 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 17명이 이식 전 숨진다.

수술 전 데이빗 베넷과 의사
수술 전 데이빗 베넷과 의사 ⓒUniversity of Maryland School of Medicine

미국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환자에게 이식했다. 이 수술은 메릴랜드 의과대학에서 실시됐고 돼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 건 세계 최초다. 
메릴랜드대는 성명에서 ”이 수술은 지난 8일 실시됐으며 동물의 심장이 인체 내에서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동물 장기 이식 시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수술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러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당을 제거한 돼지 심장을 사용했다.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심장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심장 ⓒAP

 

돼지의 심장 이식을 받은 환자 데이비드 베넷(57)은 수술에 앞서 성공할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수술 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죽거나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살고 싶다.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도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내게 남은 마지막 선택지다.” 

베넷은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지난 몇 달 동안 침대에서 누워 지냈다. 그는 부작용 및 수술 실패의 위험을 모두 감수하고 수술에 동의했다. 

메릴랜드 대학에 따르면, 베넷은 심장병을 말기를 앓고 있었다. 부정맥 등의 상태로 심장 이식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베넷에게는 돼지의 심장 이식이 거의 유일한 선택이었다.

약 8시간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획기적인 수술이었다. 장기 부족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다”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현재 약 11만 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에 17명이 이식을 받기 전에 숨진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RyanJLane via Getty Images

 

과학자 및 의료진들은 인간 이외의 동물의 조직이나 장기를 이식하는 ’이종 이식’은, 이러한 장기 부족을 해소하는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종 간 장기이식은 면역 상태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크다. 

앞서 1984년에는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했던 영아가 21일간 생존한 바 있다. 오늘날 돼지 심장 판막 이식은 인간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돼지 피부는 화상 환자에게 이식된다. 

베넷은 1월 10일 수술 직후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상태에서 자력으로 호흡할 수 있지만 혈액을 순환시키기 위해 인공폐를 장착하고 있다. 의료진은 계속해서 베넷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동물과 인간 이식 프로그램의 과학 책임자인 무함마드 모히우딘 박사는 ”이번 수술이 성공하면 심장 이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다. 성공만 하면 장기 수급 문제도 사라질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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