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대구에서 의료 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안철수 대표는 9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에 한 아주머니 환자분께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었는데, ‘가슴이 너무도 답답하다’고 하셨다. 저는 코로나-19 증상이라고 생각해서 더 자세하게 물었다. 숨 쉬는 것은 불편하지 않으신지, 통증은 없으신지 등을 여쭈었다”고 입을 열었다.
안 대표는 이어 ”그랬더니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며 여성이 한 말을 들려줬다.
″선생님, 그게 아니라 어제 제 남편이 죽었습니다. 같은 병에 걸리고 나서 서로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어제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때 이후로 계속 가슴이 너무나도 답답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사연을 전하면서 안 대표는 ”저는 한동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말이 그분께 위로가 될 수 있겠는가. 사체를 화장해버리면 다시 남편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병이 낫지 않아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 없는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저는 지난 3월 1일부터 매일 환자 한 분 한 분의 한 서린 하소연을 들으면서, 고통과 죽음이 바로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현장에 함께하면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코로나-19가 지나가도, 몇 년 후에는 또 다른 새로운 판데믹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국민을 이념과 진영으로 분열시키고, 나라가 어떻게 되든 오로지 권력 쟁취에만 몰두해있는 국회 정치는 수명을 다했다.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모르는 새로운 위기와 재앙으로부터,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며 ”우리 모두는 실력 있는 정권, 실력 있는 정치, 실력 있는 국가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미래를 위해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맞서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안 대표는 ”이곳 대구에서 삶과 죽음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우리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를 잊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며 ”오늘도 현장에서 땀 흘리시는 수많은 의료진 여러분과 봉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