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달리자~ 말 달리자~????????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한 번도 불러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테다. 하지만 ‘말 달리자’를 부른 가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당연히 노브레인 아니냐고? 땡! 틀렸다. 크라잉넛이다.

대중들은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을 지독히도 헷갈려 한다. 

네이버에 크라잉넛을 검색하면 노브레인이 연관 검색어로 뜨고, 노브레인을 검색해도 크라잉넛이 따라 붙는다.

이 글을 쓰는 에디터 또한 헷갈린다. 그런데 두 밴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헷갈릴 이유가 크게 없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1. 멤버 수: 5인조 크라잉넛과 4인조 노브레인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은 밴드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멤버 수부터 다르다.

크라잉넛은 5인조다. 메인보컬과 기타 박윤식, 기타 이상면, 베이스 한경록, 드럼 이상혁, 아코디언과 키보드 김인수로 구성돼 있다.

김인수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은 고교 동창이다. 어릴 적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네 명이 지난 1993년 크라잉넛 밴드를 먼저 결성했다. 1995년 서울 홍익대 근처 펑크록 클럽 드럭에서 공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4년 뒤 김인수를 영입했다. 크라잉넛은 밴드 결성부터 지금까지 이 멤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노브레인은 크라잉넛보다 한 사람 적다. 4인조다. 보컬 이성우, 베이스 정우용, 기타 정민준, 드럼 황현성이다. 도중에 멤버 교체가 꽤 있었다. 기타를 치던 리더 차승우와 베이스 정재환이 팀을 탈퇴했고, 이후 정민준과 정우용이 합류했다.

2. 데뷔: 1996년과 1997년

여기서부터 대중들의 혼란이 시작된다. 홍대에서 공연을 하던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를 했다. 크라잉넛이 1년 빨랐다. 1996년에 컴필레이션 앨범 ‘Our Nation 1’을 공개했다. 노브레인은 다음 해 컴필레이션 앨범 ‘Our Nation 2’을 들고 나왔다. 데뷔 앨범 제목도 같다. 크라잉넛이 옐로우 키친과 합작해 만든 앨범에 같은 클럽에서 공연하던 노브레인의 수록곡이 실렸기 때문이다. 

3. 기자도 헷갈린다

두 밴드를 헷갈려 하는 건 대중만이 아니었다. 최근 뉴스엔이 ‘크라잉넛, 대한민국 록큰롤 파이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그런데 기사 사진에는 크라잉넛이 아닌 노브레인 멤버 네 사람이 있었다.

알고보니 지난달 28일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은 노브레인을 다룬 기사였는데, 크라잉넛이라고 잘못 쓴 것이었다.

크라잉넛 멤버 김인수가 이를 지적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다. 후에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김인수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현재 기사 제목은 크라잉넛에서 노브레인으로 수정된 상태다.

4. TMI

찾다보니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됐다. 크라잉넛 공식 인스타그램은 노브레인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브레인은 멤버들과 소속사 계정만 팔로우한 상태다. ‘맞팔’은 아니지만 두 밴드는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크라잉넛 한경록은 ‘두 팀이 돈독하냐‘는 김구라의 질문에 긍정하며 ”음악을 같이 시작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2년 전 두 밴드는 크라잉넛의 히트곡 ‘말 달리자’ 합동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