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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인한 '사상 첫 석유값 마이너스 기록'이 의미하는 것

석유값은 역사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다

석유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돈을 줄테니 석유를 가져가라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자, 넘쳐나는 석유를 저장할 수 없어 벌어진 사태이다.

4월 20일 텍사스 휴스턴
4월 20일 텍사스 휴스턴 ⓒMARK FELIX via Getty Images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일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석유값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석유 1배럴을 가져가면, 37.63달러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약 305% 폭락한 수치다.

이날 텍사스중질유 5월분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5월물 만기일인 21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이를 인수하기 보다는 6월물로 앞다퉈 갈아탔기 때문이다.

석유 저장시설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5월분 물량이 인수되지 않자, 가격이 마이너스로 급격히 곤두박질했다. 석유를 저장하는데 돈이 더드는 상황이 되자, 석유를 가져가면 돈을 준다는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내륙에서 생산되는 석유여서, 저장하는데 비용이 더 들어서 마이너스 가격이 부채질됐다.

3월말 현재, 바다에 떠도는 유조선에는 약 1억900만배럴이 저장되어 있었다. 이는 지난 17일 1억4100만배럴로 늘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0일 석유값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중질유는 -37.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0일 석유값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중질유는 -37.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한겨레

모든 석유값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텍사스중질유 6월 인도분도 18%가 떨어지는 했으나, 20.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치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은 25.70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36.89달러여서, 올해 하반기에는 석유값 회복 전망을 낳았다. 서부텍사스중질유 11월분도 31.66달러였다.

서부텍사스중질유 5월분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시장 상황이 왜곡되면서 벌어진 일시적인 현상이나, 석유값은 역사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줬다. 11월분 석유값이 30달러 중반대를 형성해 연말이면 석유값 반등 전망이 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양상에 따라 극심한 변동세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 이후 전 세계 석유수요는 하루 3천만배럴이 급감했다. 약 1억배럴 내외인 전 세계 생산량의 30%에 해당하는 수요가 감축됐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 회원국과 비오펙 산유국으로 구성된 오펙+는 지난 12일 하루 970만배럴을 직접적으로 감산하는 외에 비오펙+ 산유국 및 선진국들도 감산 및 저장으로 하루 최대 2천만배럴의 감산 효과를 내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가 지켜져도 여전히 1천만배럴이나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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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 #석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