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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는 정인이를 죽인 가해자와 방관자가 따로 있다고 지적했다

그알은 어린이집 CCTV를 입수해 사건을 다시 파헤쳤다.

아동학대로 숨진 정인이.
아동학대로 숨진 정인이. ⓒSBS

두 달 전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이 재조명됐다. 생후 16개월된 정인이가 입양된 지 271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아동학대 가해 양부모가 정인이와 함께 입양 가족으로 다정하게 연출된 모습을 한 채 EBS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공분이 들끓었다.

2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CCTV 영상을 입수해 사건을 다시 한 번 파헤쳤다. 이날 방송 제목은 ‘정인이는 왜 죽었나? -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이다.

 

숨지기 전 3번의 ‘아동학대’ 신고

정인이 사망 전 날이 담긴 CCTV 속에서 어린이집 교사들은 하루종일 정인이를 돌보는 모습이었다. 한동안 결석하던 정인이가 갑자기 어린이집에 등원을 한 날이었다. 교사는 맨발로 등원한 정인이에게 양말을 신겨주었고, 수시로 체온을 재고, 온몸을 살폈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정인이를 살뜰히 챙겼던 데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앞서 교사들은 정인이의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병원에 데려갔고, 세 차례 신고를 한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정인이는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수사에 소극적인 경찰, 풀려난 양부모

신고를 받은 양천경찰서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었다. 첫 번째 신고 때는 아동보호 전문기관 관계자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은 증거가 없다며 내사 종결시켜버렸다.

두 번째 신고 때는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문제였다. 당시 차량에 방치됐던 정인이를 두고 신고가 이뤄졌다. 이 때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서야 CCTV를 요청했고, 영상은 이미 삭제된 뒤였다.

세 번째는 정인이를 진단한 소아과 의사가 경찰에 직접 ”부모와 (정인이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묵살됐다. 후에 양부가 정인이를 다른 소아과에 데려갔고 구내염 진단만 받아 사건이 마무리됐다. 알고 보니 이 소아과는 양부모의 단골 병원이었다.

 

‘천사 얼굴을 한 양부모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정인이 양부모가 입양과 관련된 일을 했고, 자신들에게 협조적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그들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정인이의 양모는 통역사였고, 양부는 방송국에서 일은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두 사람은 정인이 입양 계획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렸다고 한다.

이 날 방송에선 시청자들의 분노를 부른 장면이 있었다. 정인이의 외할머니이자 양모의 어머니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

그는 제작진에 ”우리 딸이 정신적으로 감정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심리검사를 받아보니까”라며 딸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정인이의 사진을 보여주려하자 ”나도 내가 얼마나 예뻐했는데. 나 보여주지 마세요. 무서워요 사진”라고 말했다.

 

양부모는 재판 넘겨져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숨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당시 이미 숨은 멎어 있었고, 당시 정인이는 췌장도 절단된 상태였다.

아동학대로 정인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양부모는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구속된 양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의 학대 사실을 방관한 양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상태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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