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종필 원장이 모두가 기피하던 코로나 확진자의 손가락 봉합 수술 성공시킨 비결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수술은 대성공!

손가락 절단 부상을 입은 ㄱ(72)씨가 지난 3일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음압캐리어 안에 있는 상태로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손가락 절단 부상을 입은 ㄱ(72)씨가 지난 3일 천안의 나은필병원에서 음압캐리어 안에 있는 상태로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충남도 제공

손가락이 절단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전전하던 70대 할머니가 한 민간 병원 의사로부터 봉합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다.

충남 아산에 사는 ㄱ(72·여)씨는 지난 2일 오전 9시55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제면기에 왼손 검지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손가락이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ㄱ씨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에는 손가락 봉합 수술을 할 전문의가 없었다. 같은 날 오후 종합병원 소개로 천안 지역 전문 병원을 찾았지만, 수술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술대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병원 쪽은 “다른 환자들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ㄱ씨는 손가락을 봉합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오후 ㄱ씨 가족은 아산시보건소에 다급한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아산시보건소는 이런 상황을 충남도에 전달했고, 도는 전국 20여곳 감염병 전담병원에 병상 배정과 수술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모두 “불가능하다”였다. 성만제 충남도 보건정책과장은 시간만 흐르는 상황에서 박보연 충남도의사회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박 회장은 충남 지역 민간 병원으로 대상으로 수소문했고, 3일 오후 6시께 천안 나은필병원 김종필(51) 원장이 “우리 병원에서 수술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수술할 병원을 찾았다는 소식에 아산시보건소는 나은필병원으로 의료진이 입을 방호복을 보냈다. 천안 동남소방서는 음압캐리어를 이용해 ㄱ씨를 나은필병원까지 이송했다.

천안 나은필병원 김종필(51) 원장.
천안 나은필병원 김종필(51) 원장. ⓒ충남도 제공

김 원장은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ㄱ씨가 음압캐리어 안에 있는 상태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3일 저녁 9시40분부터 시작된 ㄱ씨 수술은 음압캐리어에 난 구멍으로 손만 꺼낸 상태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ㄱ씨 손이 절단된 지 약 36시간 만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ㄱ씨는 천안의료원으로 옮겨져 일주일 동안 격리 치료를 받았고, 지난 10일 다시 나은필병원으로 와 입원한 상태다.

김종필 원장은 음압캐리어 안에서 부상당한 손만 꺼내 수술을 집도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김종필 원장은 음압캐리어 안에서 부상당한 손만 꺼내 수술을 집도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충남도 제공

김 원장은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절단된 부위의 색이 변해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수술했고 잘 봉합됐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환자를 받지 않으면 이 환자는 어디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당연히 의사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병원 #노인 #의료 #충청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