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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1일 09시 17분 KST

'버티면 나아지겠지'하던 코로나 휴직자들이 살길을 찾아 나섰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갈길이 달라진다.

YakobchukOlena via Getty Images
자료사진.

코로나19로 올해 2월부터 휴직에 들어간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 ㄱ(32)씨는 휴직 기간이 길어지자, 최근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독서실 비용과 인터넷 강의료를 내고 나면 회사가 휴직 기간에도 주는 기본급이 얼마 남지 않는다. 그러나 생활비 일부를 집에서 지원받는 ㄱ씨는 그나마 형편이 낫다. 그는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다 보니 생활이 빠듯하지만, 곧바로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섰거나 하루 일당을 받으면서 일하는 동료들보단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무급 또는 유급 휴직으로 버텨온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각자 살길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당장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안정적인 직원들은 공기업·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행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9월부터 무급 휴직에 들어간 ㄴ(34)씨는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고 배우자가 일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위기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여행업 경력으론 이직이 어려워 공기업 취업에 필요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버티다 보면 나아지겠지’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많이 불안해하면서 자기 살길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1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현장 접수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지원금 접수를 하고 있다. 2020.6.22

정부 지원금이나 회사에서 주는 기본급만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든 직장인들은 이직 준비 대신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구직에 나서고 있다. 국내 항공사 승무원 ㄷ(27)씨는 “개인 수익 활동이 회사에 알려질 경우 회사에서 징계와 같은 불이익을 준다고 해 친한 사이라고 해도 부업 한다고 솔직히 말하지 않고 알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항공라운지’에는 “(아르바이트 월급을) 다른 가족 이름으로 돈을 받고, 소득신고도 가족 이름으로 할 수는 없나요?”, “택배 상·하차 일 하는 것도 (회사에) 걸리나요?” 등 소속 회사 모르게 할 수 있는 ‘부업’을 문의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구직 애플리케이션 ‘알바콜’이 지난 5월 코로나19 사태 뒤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58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부업을 했거나 할 의향이 있는지’를 설문해보니, 22.1%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부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 또한 44.7%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