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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22일 18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9월 22일 18시 17분 KST

"등산할 때도 2m 거리두기 해야 한다" : 코로나 시대, 도심 산행이 위험하다

문제는 산이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아니란 점이다.

한겨레
21일 저녁 대구 남구 안지랑골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나무 계단을 오르고 있다.

 

“공원 이용 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21일 저녁 7시께 찾은 대구 남구 앞산 안지랑골 등산안내소. 확성기에서 관리소 쪽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주차공간 29면이 그려져 있는 안지랑골 공영주차장은 이미 차량 38대로 꽉 차 있었다. 공영주차장에서 등산안내소까지 수십m 도로 양쪽에는 차량 42대가 빼곡히 세워져 있었다. “주차할 데가 없노.”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해발 150m 지점에 있는 안지랑골은 앞산(해발 658.7m) 8개 주요 등산로 가운데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다.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1.5㎞만 올라가면 앞산 바로 아래에 있는 비파산(해발 500.5m) 앞산전망대에 도착해 대구시내 야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도 가로등이 켜져 있어 인기가 많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곳은 매일 북새통을 이룬다.

등산안내소 차단막을 지나자 등산로가 시작됐다. 가파르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갔다. 전망대까지 1시간을 걸어 올라가는 동안 하산하는 147명과 마주쳤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절반씩이었다. 마스크를 쓴 채 산을 오르던 이들은 “와이리 답답하노”라며 하나둘씩 마스크를 턱으로 내렸다. 어떤 사람은 아예 마스크를 벗어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사람 진짜 많다.” 농구장 반 만한 크기인 좁은 전망대에는 35명가량이 모여 야경을 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망대에 도착하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마스크를 벗었다. 최아무개(26)씨는 “코로나로 실내에서 운동을 못해서 집 가까운 데에 등산하러 다니고 있어요. 산은 탁 트여있으니까 훨씬 안전할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한겨레 
21일 저녁 대구 남구 비파산 앞산전망대에서 사람들이 도심 야경을 보며 쉬고 있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곳에 사람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도심에 가까운 산은 예외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의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보면, 올해 1~6월 대구 앞산전망대 입장객은 22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만여명)에 견줘 32% 늘었다. 비슬산 주요 등산로가 있는 대구 달성군 비슬산자연휴양림 올해 1~3월 입장객은 15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여명)보다 45% 증가했다.

22개 국립공원 가운데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한산(수도권), 계룡산(대전), 치악산(강원 원주) 등 도심에 가까운 국립공원 3곳 등산객이 크게 늘었다. 국립공원공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북한산 탐방객은 341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6만여명)에 견줘 24% 늘었고, 계룡산과 치악산도 같은 기간 탐방객이 90만여명에서 104만여명으로(16%), 32만여명에서 40여만명(24%) 늘었다. 나머지 19개 국립공원 가운데서는 지리산만 빼고 모두 탐방객이 줄었다.

문제는 산이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아니란 점이다. 거리두기가 잘 안되는 데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등산하며 물이나 음식을 나눠 먹거나 등산 뒤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한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등산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29일과 30일, 지난 1일 함께 등산한 뒤 식사를 했다가 20명이 집단 감염되기도 했다. 최근 울산에서도 등산 등을 함께 하는 지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은 “등산이 실외 활동이긴 하지만 물,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호흡이 가빠지기 때문에 2m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등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힘들면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잠시 벗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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