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최근 대구를 포함한 전국 13개 시·도에서 수집한 혈청 1440건을 조사해보니 단 1건에서만 코로나19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체보유율이 0.07%에 그치는 것이다. 국민 60%에 항체가 있을 때 가능한 집단면역은 한국의 방역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6월10일부터 8월13일까지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 1440건 가운데 중화항체가 확인된 검체는 1건이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 혈청은 대구를 포함한 전국 13개 시·도에서 수집됐다. 대구 지역 혈청은 145건으로 전체의 10.1%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9일 방대본이 발표한 1차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혈청 항체가 조사 뒤 추가로 시행한 것이다. 1차 때는 4월21일∼6월16일 수집한 혈청 1555건 중 단 1건에서도 중화항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수집 검체에 대구 지역 혈청이 없어, 포함시 보유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환자로부터 5월25일∼28일 수집한 혈청 1500건에 대해 방역당국이 했던 항체가 조사에서도 단 1건의 검체에서만 중화항체가 확인됐다.

한국의 항체보유율이 낮은 것은 사태 초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상당부분 억제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세계 각지 항체보유율 조사를 보면, 중국 우한은 3.2%, 일본 도쿄 0.1%, 미국 뉴욕주 14.9%, 영국 런던 17%, 스페인 전 지역 5%, 스웨덴 스톡홀롬 7.3%였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는 “항체보유율이 매우 낮아 집단면역은 채택할 수 없는 방역 전략이란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백신이 나올 때까지 지금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상황을 잘 통제해 나가며 버텨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도 매년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잔여 검체를 활용해서 항체보유율을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집단 발생 지역인 대구·경산 지역 일반인과 의료진 등 3300명을 상대로 한 조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전국단위 지역별 항체보유율 확인을 위해 군 입소장정 1만명과 지역 대표 표본집단 1만명 항체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