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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는 밀접 접촉자 180여명을 대강당에 몰아 넣고 4시간 동안 대기시켰다

동부구치소에서 확진된 사람은 30일 0시 기준 792명에 이른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뉴스1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수용자들의 방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들을 4시간가량 한 공간에 모이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용자와 그 가족들은 구치소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코로나19 감염을 키운 것 아니냐고 반발한다.

3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밤 동부구치소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수용자들의 방을 옮기는 과정에서 180여명을 강당에 모이게 하고 4시간 가량 영화를 보며 대기하게 했다. 당시 강당에 모인 수용자들은 전날인 18일 1차 코로나19 전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방을 사용하는 등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ㄱ씨가 가족에게 보낸 편지.
ㄱ씨가 가족에게 보낸 편지. ⓒ한겨레/ㄱ씨 가족 제공

동부구치소 수용자 ㄱ씨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19일 밤 9시50분께 ‘확진자와 접촉자여서 방을 옮겨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강당으로 이동했다. 강당에 180여명이 모여 1m씩 떨어져 앉아 영화를 봤고, 새벽 2시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ㄱ씨는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날 이후 인후통 등을 호소했고 지난 23일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 ㄴ씨도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강당에 모인 뒤에 열이 38도로 나고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음성이더라도 밀접접촉자를 한 공간에 모이게 한 것은 방역 지침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밀접접촉자는 바이러스 잠복기 상태여서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 감염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ㄱ씨의 아내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벌을 받으러 갔을 뿐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호소했다.

동부구치소는 18일 1차 전수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던 300명이 23일 2차 전수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동부구치소는 강당에 모인 수용자들이 몇 명이나 확진됐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부구치소 관계자는 “밀접접촉자를 개별 수용할 공간이 없어 수용자 분리·이동과 방 소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꺼번에 강당에 대기하게 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전날보다 30명 늘어난 총 792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음성판정을 받은 직원과 수용자 1830여명에 대한 4차 전수조사가 진행돼 확진자 수는 더 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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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동부구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