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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그만두라" 회식 불참하자 직장 상사는 퇴사 협박까지 한다

회식 강요는 명백한 직장 갑질입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회식에 불참하니 ‘그럴 거면 그만두라’는 퇴사 협박까지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뒤 금융기관에 다니는 직장인 ㄱ씨는 ‘회식 갑질’에 못이겨 최근 직장갑질119에 제보했다. ㄱ씨는 “회의가 끝나면 항상 회식을 하는데, 대표가 회식 불참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코로나가 끝나니까 회식을 더 많이 하고, 불참하니 ‘그럴 거면 그만두라’는 퇴사 협박까지 받았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 이후 ‘회식 갑질’ 제보가 급증하고 있다”며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중 지난 1~3월엔 회식 갑질 제보가 3건이었는데, 최근 4~5월엔 11건으로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 ㄴ씨도 “회식을 사전에 공지하거나 상의도 없이 대표가 오늘 회식이라고 하면 그날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며 “가족 행사가 있어도 대표가 무서워서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회식 강요 = 직장 내 괴롭힘

회식 강요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난 2019년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서는 음주나 흡연을 강요하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 예시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사례들 중에는 회식 불참 등을 이유로 연봉을 동결시키거나 회식 비용을 월급에서 제외하고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ㄷ씨는 “회식 못해 죽은 귀신이 붙은 건지 코로나고 뭐고 그냥 (회식을) 한다”며 “강요 아니라더니 연봉 동결시켜서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회식 참여 안 해서’라고 하더라. 일 열심히 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ㄹ씨는 “회사 대표가 참석하는 회식 자리였는데, 소고기를 파는 식당에서 술자리를 갖게 되어 꽤 많은 금액이 회식 비용으로 지출됐다. 이후 회사 이사가 대표에게 전화해 회식한 것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회식 비용을 제외하고 월급이 지급됐다”고 말했다.

 

회식이 줄어 아쉬운 4050 

세대와 직급에 따라 회식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트렌트모니터’가 발표한 직장인 1000명 대상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고연령층 및 고위 관리직의 경우 코로나 이후 간소화된 회식 문화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의 회식 문화에 더 많은 그리움을 느낀다’고 대답한 20대는 30.4%에 그쳤지만, 50대는 41.6%로 10%포인트 넘게 높았다. 회식을 하지 못했을 때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대답한 20대·30대도 각각 25.2%, 23.2%인 반면, 40대·50대는 각각 31.6%, 38.0%로 답했다.

한겨레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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