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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18일 10시 57분 KST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신천지·이태원발 유행'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5가지 이유

'코로나19' 경각심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뉴스1
집단 감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1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현재 상황이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클럽보다 조금 더 어렵다고 본다.”(정은경 방대본 본부장)

“서울과 경기 상황이 지난 2~3월 대구·경북의 집단감염보다 더 위험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새 745명이 늘어났다. 단순히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하루 909명까지 쏟아져나왔던 최고점(2월29일)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은 불특정 다수에게서 산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는데다, 수도권 지역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서 문제다. 정부가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 단계’라고 현 상황을 규정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라고 판단하는 까닭이다.

1. 인구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했다

14~17일 나흘 동안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는 625명이다. 전체 신규 확진자(745명)의 83.9%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최근 유행의 진원지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319명(17일 낮 12시 기준) 가운데 307명이 수도권 거주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수도권에 진단되지 않았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6개월 동안 누적돼 있을 것”이라며, 위험이 커진 상황을 경고했다.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지역이고, 전국 곳곳에서 오가는 유동인구도 많다.

인구 250만명의 대구에서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확산될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기하급수적인 폭증이 일어날 수 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본 교인들이 16~17일 강원, 대전, 경북 등에서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미 수도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2. ‘불특정 다수’ 접촉한 광화문 집회가 ‘복병’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의 신도는 4066명으로 신천지예수교 교인보다 적지만, 일부 교인들이 8일 경복궁과 15일 광화문 집회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다른 교회 교인들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집회에 참석한 교인 명단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17일에는 전광훈 담임목사를 포함해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교인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비말 접촉이 일어났을 수 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은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즉시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신천지라는) 단일 집단 구성원 위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2~3월과 달리 지금은 예배와 집회 등 불특정 다수의 접촉이 발생하고 있어 위험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중에서 추가 감염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진단 검사를 받은 교인 2천여명의 양성률은 16.1%로 높은 편이다. 주소가 확인되지 않은 623명 등 연락이 닿지 않는 교인들도 1천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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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3. 교회·카페·식당 등 일상에서 감염된다

교회에서만 감염이 일어난 게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정은경 본부장은 “고위험시설만이 아니라 교회, 카페, 식당, 학교 등 일상적인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누구나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강남구 골드트레인 사무실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은 경기도 양평군 마을잔치로 이어졌고, 이날 서울 강남구와 영등포 소재 기업에서도 직원·가족들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깜깜이 환자’ 사례만도 11.6%에 이른다. 이날까지 총 42명이 확진된 스타벅스 파주 야당역점의 최초 감염경로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산발적인 감염 집단이 다양해질수록,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확산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교회발 집단감염이 콜센터, 어린이집, 요양병원 등 다양한 ‘엔(n)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4. 코로나19 장기화, 장마 등으로 ‘감염 긴장도’가 떨어졌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두기’에 동참했던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달리, 방역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느슨해진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2~3월 대구·경북의 경우에는 환자 분류와 치료 등 의료대응체계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으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위기를 일찍 진정시킬 수 있었다”며 “지금은 의료대응 역량은 높아졌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장마와 무더위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긴장도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모임을 취소하고 외출을 삼가는 등 누그러진 경각심을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5.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의 비중이 높다

최근 확진자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신천지, 이태원 클럽의 경우에는 확진자 대다수가 20~30대여서 치명률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97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35%(69명)에 이른다. 전체 누적 확진자(24%)보다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높은 것이다. 나이 많은 환자가 많아지면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이나 의료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80대 이상은 4명 중 1명꼴로 숨졌고, 70대 이상도 치명률이 8.75%에 달해 전체 치명률(1.98%)보다 높다.

이날 신규 확진자(197명)가 전날(279명)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1차 대유행이 발생했던 지난 2월, 신규 확진자 수(2월22일 190명)가 처음 100명대를 넘어선 이후 최대 909명까지 폭증하는 데는 겨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