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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시달리던 택배기사가 사망하자, 한진택배 측은 '지병'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만 벌써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

(자료사진) 서울시내 택배물류센터에서 기사들이 택배를 차에 싣고 있다. 2020.10.16
(자료사진) 서울시내 택배물류센터에서 기사들이 택배를 차에 싣고 있다. 2020.10.16 ⓒ뉴스1

택배기사가 또 다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12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택배기사 김모씨는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 소속이었다. 김씨는 올해 36살. 김씨가 출근하지 않자 동료가 김씨 자택으로 갔고, 그곳에서 김씨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김씨는 평소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김씨가 동료에게 보낸 카톡을 공개했는데, 김씨는 동료에게 ”너무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메시지는 김씨가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8일 새벽 4시28분에 전송됐다.

한진택배 기사 김씨가 숨지기 나흘 전 동료에게 보낸 카톡. 업무의 과중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한진택배 기사 김씨가 숨지기 나흘 전 동료에게 보낸 카톡. 업무의 과중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카톡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420개 택배를 맡았는데, 모두 배송하지 못한 채 새벽 4시가 넘어 퇴근했다. 그는 ”집에 가면 5시이고 밥 먹고 씻고 한숨 못자고 나와 터미널에서 물건 정리를 해야 한다”며 업무의 과중함을 호소했다.

노조 측은 김씨가 과로로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KBS에 ”한진택배에서 (하루에) 420개 물량을 배송했다는 건, CJ대한통운으로 치면 800~900개를 담당했다는 뜻”이라며 ”한진택배는 배송을 맡는 구역 범위가 (CJ에 비해) 넓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진택배 기사가 420개를 배송한다는 건 다른 기사들도 놀랄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측은 과로가 아닌 지병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진택배 측은 서울신문에 “김씨의 평소 배달량은 하루 200상자 정도로 동료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 평소 지병(심장혈관장애)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고인에게 없던 지병을 만들어내서 언론에 홍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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