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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하겠다는 미국인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허완
  • 입력 2020.12.10 16:09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앤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한 의료진이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런던, 영국. 2020년 12월8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앤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한 의료진이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런던, 영국. 2020년 12월8일. ⓒASSOCIATED PRESS

인류의 백신 개발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이 하나둘씩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를 끝내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의 자원과 노력이,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입된 덕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라는 큰 산을 넘은 인류 앞에 또 하나의 만만치 않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 즉 백신 접종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라는 산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P가 미국 시카고대학 여론연구센터(NORC)와 공동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12월3일~7일 실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117명 중 접종을 받겠다는 사람은 47%에 불과했다. 26%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고, 27%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되려면 적어도 전체 인구의 70%가 백신을 맞아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2020년 12월9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2020년 12월9일. ⓒASSOCIATED PRESS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초기 접종 물량이 완전히 검증됐을 것이라고 신뢰한다는 사람은 응답자 10명 중 3명꼴에 불과했다. 3명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4명은 그 사이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당분간 백신 접종 상황을 지켜보면서 부작용 여부 등을 확인하려는 사람들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케빈 벅(53)씨는 ”불안감이 꼭 맞는 표현”이라며 ”(백신에 대해) 약간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들이 결국에는 접종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간 (백신 개발을) 서두른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물론 서둘러야 할 전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가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뭘 믿어야 좋을지 잘 모르고 있다고 본다. 나도 그 중 하나다.” 

 

반면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람 중에서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했다.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는 30% 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나빠질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25% 가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자체가 그다지 심각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약 70%는 백신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의 43%는 백신 접종으로 오히려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우려라고 AP는 짚었다. 

인종과 지지 정당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백인 응답자 중 백신을 접종 받겠다는 사람은 53%였지만 흑인과 히스패닉에서는 같은 응답이 각각 24%, 34%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 중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60%에 달했지만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같은 응답이 40%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 1 가량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화이자 본사에 '과학이 이길 것'이라는 광고가 걸려 있다. 2020년 12월7일.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화이자 본사에 '과학이 이길 것'이라는 광고가 걸려 있다. 2020년 12월7일.  ⓒJohn Nacion/STAR MAX/IPx

 

전문가들은 백신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됐다는 게 ‘졸속 개발’이라는 뜻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막대한 정부 및 민간 자금이 투입됐고, 이미 축적된 백신 관련 연구개발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극적으로 단축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백신 부작용의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접종 후 일부 나타나는 발열과 피로감, 통증 같은 증상은 다른 백신들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댈러스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랠프 마르티네즈(67)씨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그들이 우리에게 해를 입힐 무언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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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국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