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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26일 22시 02분 KST

중소기업 42% '코로나19 여파, 이대로면 3개월 못 버틴다'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피해가 너무 크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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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다음달에는 몇명 내보내야 할 것 같다.” 지난 24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한겨레>와 만난 한 정보기술(IT)업체 대표 ㄱ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주로 대기업에 통계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업력 10년의 이 회사는 12명의 직원이 일한다. ㄱ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수주가 단 한건도 되지 않는다. 발주 기업들도 직원들이 재택근무라 (제작한) 프로그램의 중간점검도 받지 못하고 있어 이미 수주한 일감에 대한 대금 지급 시일도 뒤로 늦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3월 서울 시내 코로나19 관련 주의점 안내 광고

국내 고용인력의 90%가량을 품고 있는 중소기업이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시달리며 감원 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대기업처럼 넉넉한 현금을 쌓아둘 형편이 아닌 터라 코로나19와 같은 외풍이 불어오면 곧장 경영 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들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실상 ‘매출 0원’ 상태인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90%가 아닌 전액을 지원하는 등 고용유지지원금을 올려야 한다. 지원 한도도 현행 일 6만6천원(월 198만원)에서 일 7만5천원(월 225만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정부가 모든 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을 3개월간 최대 90%까지 지급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추가 확대를 요구한 것이다. 그만큼 현 고용인력을 유지하기에는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은 물론 이달 들어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3배 이상 급증하는 배경에는 중소기업계의 경영난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Kim Hong-Ji / Reuters
코로나19로 오가는 인적이 끊긴 19일 인천공항

정부가 이달 들어 여러차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소기업인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영남권 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허현도 부산풍력발전부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나 코로나19 관련 정책에 따라 즉시 낮춰지는 게 아니고 대부분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대출만기일 전에 인하된 금리를 바로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더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한다. 중기중앙회가 26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감내할 수 없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조사 대상의 42.1%, 6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기업은 10곳 중 7곳에 이르렀다.

분야별로 가장 필요한 정부의 지원책은 금융 분야에서는 민간 금융기관의 금리 인하 유도(35.9%·분야별 응답 비율), 세제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소득세 및 법인세율 인하(68.8%), 고용 분야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한도 확대 및 요건 완화(65.6%)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소상공인의 경우 휴업수당 전액 지원 등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신속한 정책금융의 집행, 최저한세율 인하(7%→5%) 등 17건의 정책과제를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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