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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생사 위협 : 코로나 감염 방지 위한 마스크, 그냥 버리면 안 되는 까닭

일회용 마스크 귀걸이가 야생동물 생사를 위협할 수 있다.

함부로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야생동물들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함부로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야생동물들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 RSPCA 제공

 

약 1290억장.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월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마스크의 양이다.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인간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마스크가 야생동물의 생사를 위협하는 ‘올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영국의 국립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RSPCA)는 일회용 마스크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공개하며 마스크를 폐기할 때도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19일(현지시각) RSPCA는 영국 에식스주 첼름스퍼드에서 마스크 귀걸이에 두 다리가 묶인 갈매기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구조 당시 어린 갈매기는 양 발목에 마스크 귀걸이가 칭칭 감긴 채 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근처 자동차 매장 직원이 몇 시간째 같은 자리를 맴도는 갈매기를 보고 이상함을 느껴 구조 요청을 했고, 새는 사우스에식스 야생동물병원으로 이송됐다. 탄성이 있는 귀걸이에 꽁꽁 묶인 갈매기의 다리는 관절이 퉁퉁 부어있었다.

영국 에식스주에서는 어린 갈매기 두 다리에 마스크 끈이 뒤엉켜 움직이지 못한 채로 구조됐다.
영국 에식스주에서는 어린 갈매기 두 다리에 마스크 끈이 뒤엉켜 움직이지 못한 채로 구조됐다. ⓒ한겨레/ RSPCA 제공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는 송골매 한 마리가 발톱에 걸린 마스크를 빼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촬영됐다.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는 송골매 한 마리가 발톱에 걸린 마스크를 빼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촬영됐다. ⓒ한겨레/ 트위터 갈무리

 

사흘 뒤에는 발목에 마스크가 엉킨 채 날고 있는 송골매의 모습도 포착됐다. 비비시(BBC)는 영국 요크셔 해변에서 송골매 한 마리가 발톱에 걸린 마스크를 빼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찍혔다고 보도했다.

송골매를 찍은 사진작가 스티브 시플리(Steve Shipley)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송골매는 영국에 단 1000쌍 정도만 살고 있다. 단 한마리라도 이런 식으로 새를 잃는 것은 큰 손실”이라면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마스크지만 그것이 최소한 다른 존재들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될 것”이라며 마스크를 사용한 뒤 제대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는 2일 ‘마스크가 동물을 해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폐기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페타는 “이미 많은 마스크 쓰레기들이 도시의 공원과 거리를 오염시키고 있지만 우리의 작은 노력이 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며 “마스크 귀걸이에 야생동물의 발이 걸리지 않도록 끈을 잘라서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김혜수, 엄정화 등이 SNS에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게시물을 공유해 캠페인을 독려하고 있다.
배우 김혜수, 엄정화 등이 SNS에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게시물을 공유해 캠페인을 독려하고 있다. ⓒSNS 갈무리

 

국내에서도 배우 엄정화, 김혜수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공유해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캠페인을 벌이고, 올바른 폐기법을 발표했다.

경기도의회가 정리한 마스크 안전하게 버리는 방법은 △마스크 귀걸이를 가위로 반으로 자르기 △마스크를 버린 종량제봉투는 단단히 묶어서 버리기 △마스크를 올바르게 폐기한 뒤 비누로 손씻기 순이다.

앞서 방역당국도 마스크 착용 뿐 아니라 제대로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착용했던 마스크가 함부로 버려지고 있어 또 다른 감염원이 될 위험이 있다. 착용했던 마스크는 오염물질이 손에 묻지 않도록 묶어 일반쓰레기로 배출하고 폐기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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