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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5월 28일 14시 47분 KST

쿠팡 부천센터 근무자들은 좁은 복도에 다닥다닥 붙어서 '확진자 발생 사실'을 들었다

석연찮은 부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겨레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쿠팡 부천 물류센터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초기 대응이 허술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쿠팡 측이 ‘방역지침을 따랐다’며 내놓은 해명에서도 석연찮은 부분이 나타났다. 

쿠팡이 센터 내 직원들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출근 가능 여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업무를 강행하려 했다는 보도가 앞서 나왔었다. 이후에는 어땠을까. 쿠팡은 실제로 업무를 강행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24일 오전 쿠팡에 ‘부천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부천 물류센터 오후조 직원들은 아무런 공지도 받지 못한 채 정상출근했다. 쿠팡 측은 이들이 출근한 뒤에야 수백명에 달하는 전체직원을 복도에 모아두고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당시 상황에 대해 계약직 직원 A씨는 ”수백 명을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붙어 서야 하는 좁은 장소에 모아놓고 공지를 듣게 했다”고 말했다. 다른 계약직 직원 B씨는  “오전에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면 적어도 오후조가 출근하기 전에 미리 경고 내용이 담긴 공지를 하거나 아예 출근을 시키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B씨는 ”오전조와 오후조, 심야조가 일하면서 겹치는 시간이 한 시간씩 있다”며 ”확진환자와 겹치는 동선을 명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확진환자가 일한 장소가 동선이 공개되지 않으니 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뉴스1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은 불안한데 쿠팡은 태연하다. 쿠팡 관계자는 “24일 오전 최초로 확진환자 발생을 확인한 뒤 오전조를 조기 퇴근시키고 물류센터를 폐쇄한 뒤 방역을 실시했다”며 “3~4시간 정도면 균이 날아갈 것이라는 방역지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방역을 실시한 만큼 안전이 확보됐다고 판단해서 오후조가 출근해 일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3~4시간 정도면 균이 날아갈 것이라는 방역지침’은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지침과 다르다. 질본 관계자는 “질본 권고대로 소독했다면 24시간 이후 충분한 환기를 한 뒤에 개장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의 방역지침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쿠팡의 허술한 초기 대응 때문에 24일 오후조 근무자들은 대부분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정상근무를 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조 근무자 중 1명이 출근 이후 근육통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 25일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과 쿠팡 측은 26일에야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전수조사 통보했다. 최초 확진환자 발생 사실을 알게 된지 사흘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