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광주가 병상을 지원해 대구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치료한다

‘달빛동맹’이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해 2월 28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 2·28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하기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해 2월 28일 대구 달서구 두류동 2·28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하기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와 대구의 ‘달빛동맹’이 반세기 넘게 지속된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고 있다.

1일 광주시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달빛(달구벌 대구-빛고을 광주)동맹’이 끈끈한 연대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광주시의사회는 ‘달빛의료지원단’을 꾸려 대구에 파견하고, 광주시는 대구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하겠다며 병상을 지원키로 했다.

광주시의사회는 지난달 28일 광주 북구 신안동 의사회관 4층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달빛의료지원단’을 발족했다.

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안과전문의)과 간호사 2명, 아이안과 행정직원 1명, 모 복지기관 사회복지사 1명(방역요원) 등 5명이 팀을 꾸려 대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지원을 한다.

달빛의료지원단은 시의사회 성금 3000만원을 대구시의사회(2000만원)와 경북도의사회(1000만원)에 전달한다.

광주시를 비롯한 정계, 학계, 의료계, 재계, 시민사회단체, 5월단체 등은 ‘광주공동체’를 구성하고 대구 확진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광주공동체는 이날 각계각층 대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으로 대구 경증 확진자를 광주에서 격리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공동체’를 대표해 ”오늘 대구 확진자 2569명 중 1662명이 입원조차 못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대구를 향한 구호와 봉사의 손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980년 5월, 고립되었던 광주가 결코 외롭지 않았던 것은 광주와 뜻을 함께 해준 수많은 연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맺어진 형제도시”라며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에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대구 2·28정신 과 광주5·18정신이 맞닿아 지금의 달빛동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뜻깊은 101주년 3·1절 기념일에 즈음해 광주공동체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광주에서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을 격리치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광주 각계각층으로 구성한 '광주공동체'가 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으로 대구 경증 확진자를 광주에서 격리치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광주 각계각층으로 구성한 '광주공동체'가 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으로 대구 경증 확진자를 광주에서 격리치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광주시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대비해 빛고을전남대병원 150병상과 시립제2요양병원 197병상 등 2곳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한다.

두 병원 347병상을 환자 간 3m 거리 유지 등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준수하면 105병상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광주시가 확보하고 나머지 60병상 정도를 제공해 대구 경증환자를 격리 치료할 방침이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달 20일 ‘달빛동맹’의 힘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자며 마스크 2만개를 대구시에 전달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이 코로나를 이기는 힘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달빛동맹 형제도시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며 힘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2월12일 광주가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으로 광주21세기병원이 폐쇄되는 등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마스크 1만개를 전달하는 등 지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도 광주와 대구가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대응하자”는 뜻을 전했다.

.
. ⓒ뉴스1

광주시와 대구시는 지난 2013년 3월 ‘달빛동맹’ 협약을 체결하고 사회간접자본(SOC), 경제산업, 환경생태, 문화체육분야 등에서 34개 사업을 발굴해 상생차원에서 협력하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과 대구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시장 등 대표단이 교차 참석하고 광주에 228번 버스, 대구에 518번 버스 등을 운행하는 등 우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대구시민들이 대규모로 참석해 관람하는 등 힘을 실어줬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유한국당 ‘5·18 망언‘에 대해 대신 사과하는 등 ‘달빛동맹’을 강화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달빛동맹을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그 무엇보다도 강한 연대의 힘이 코로나를 이겨내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대구시민 여러분, 광주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지역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