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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고민하고 직접 썼다"는 대구 남구청장의 편지엔 '코로나19'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취약계층의 복지 현황을 보고 받는 자리였다

25일 대구 남구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25일 대구 남구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SBS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편지의 내용이 논란이다.

전날(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대구를 직접 찾아 특별대책회의를 열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대구의료원, 동대구역, 남구청 등 대구 곳곳을 방문하면서 지역 상황을 살폈다.

문제의 편지는 문 대통령이 남구청에서 대구 취약계층의 복지 현황을 보고 받은 뒤 등장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이 사태가 마무리되고 난 후에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극복하고 조기에 정상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지원 요청이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조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15만 구민을 생각하면서 밤새 고민 끝에 몇 가지 제가 적어서 건의 드리니 대통령님께서 꼭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강조하며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조 구청장은 편지를 살펴보는 문 대통령 옆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여기까진 구청장이 대통령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구민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조 구청장이 밤새 고민하고 직접 썼다는 편지엔 코로나19는 없었다. 대신 미군부대 내 대구 3차 순환도로 미개통 문제, 레포츠 산업 및 공동체활성화 복지거점센터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페이스북

조 구청장이 문 대통령에게 들이민 지역 현안들은 조 구청장의 숙원 사업으로 보인다.

미군부대 내 대구 3차 순환도로 미개통 문제는 지난 2018년 조 구청장이 대구시의회 의원인 시절에도 조속한 개통을 촉구해왔다.

공동체 활성화 복지거점센터는 구청장 취임 직후부터 임기 내 반드시 건립하겠다고 공언해 온 사업이다.

‘코로나19’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찾은 대통령에게 구청장이 자신이 내건 공약이 추진되게끔 힘써달라고 눈물로 호소한 꼴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주민 민원보다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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