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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이 약 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백신 개발 업체가 사고 있다

5월 2일 뉴욕 센트럴파크
5월 2일 뉴욕 센트럴파크 ⓒNoam Galai via Getty Images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들의 혈액이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캔토 바이오커넥트 등 몇몇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완치자들로부터 기부받은 혈액을 전 세계 백신 개발 업체에 350~4만달러(약 43만~4986만원)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연구소들이 이처럼 고가의 혈액 샘플을 구하려 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려면 임상실험과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그러려면 양성 혈액 샘플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NYT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캔토 바이오커넥트는 완치자의 혈액을 1밀리리터(㎖)당 350달러(3월31일 기준)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늘자 4월22일엔 500달러로 상승했고, 하루에 950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혈액 내 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도 높았다. 일반 샘플 가격은 3000달러, 최고가는 4만 달러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1000~2000달러씩 ‘프리미엄’도 붙었다. 

이 혈액 샘플은 주로 미국 연구소와 백신 개발업체에서 사갔지만, 영국도 주고객층 중 하나였다. 공중보건 체계가 중앙집권화돼 있는 영국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혈액 샘플을 낮은 비용으로 연구소에 공급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의료시스템이 망가지면서 각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샘플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웃돈을 얹어서라도 혈액을 사들인 것이다. 

영국 보건법상 기증받은 혈액을 제3자에게 판매해 이익을 얻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기증받은 혈액을 영국에 판매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들 회사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은 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영국의 진단키트 제조사 몰로직의 조 피트쳇 박사는 ”이런 가격은 처음 본다”며 ”사람들의 고통으로 만들어지는 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코로나19 항체 개발을 돕기 위해 캔토 바이오커넥트에 자신의 혈액을 기증했다는 알레시아 젠킨스(42)도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열흘간 끔찍한 오한과 메스꺼움, 섭씨 39.4도가 넘는 고열, 심한 두통에 시달린 끝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젠킨스는 이 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기에 항체 검사 개발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망설임없이 헌혈했다고 한다.  

자신의 혈액이 수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NYT 기자의 전화를 받고 나서였다. 젠킨스는 ”전염병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누구든 정말 슬프고 잘못된 일이다. 내 혈액을 시애틀의 비영리 병원에 대신 기증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NYT의 논평 요청에 캔토 바이오커넥트는 ”코로나19 양성 기증자들의 혈액 채취 과정이 복잡하고, 극히 어려워 비용이 많이 든다”며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 힘든 시기에 인류에 도움이 되길 바랐을 뿐”이라며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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