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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먹는 피임약 개발이 빨라질 것 같다

여성이 먹는 피임약은 50년 전 개발됐다.

ⓒsasimoto via Getty Images

먹는 여성 피임약이 개발된 지 50년 만에 남성용 경구 피임약 연구에서 큰 진전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스테파니 페이지 교수는 지난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내분비학회(The Endocrine Society) 제100주년 연례학술대회 ‘엔도(ENDO) 2018’에서 ‘DMAU’(dimethandrolone undecanoate)로 알려진 약의 피임 효과를 발표했다. DMAU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국립 아동보건인간개발 연구소가 개발 중인 남성용 경구피임약 후보물질이다. 

연구는 워싱턴대 의료원과 캘리포니아주 토랜스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하버-UCLA 의료원에서 18~50세 남성 1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피실험자들은 100mg·200mg·400mg의 DMAU를 임의로 받거나 가짜약을 받아 28일간 매일 1알씩 먹었다.

연구결과, 400mg을 먹은 그룹에서 정자 생산에 필요한 테스토스테론과 두가지 호르몬 수위가 낮게 유지됐다. 효과적인 남성 피임을 위해 필요한 정도의 수위였다.

페이지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낮았으나,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낳는 증상을 보고한 환자는 매우 적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가 낮으면 감정 기복이나 발기부전이 찾아올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면 성욕도 감퇴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적은(8명) 환자만 이를 경험했다. 

부작용도 없지는 않았다. DMAU를 투약한 모든 그룹에서 약간의 체중 증가가 보고됐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질(HDL)의 혈중 농도도 약간 감소했다. 페이지 교수는 ”두 부작용은 매우 경미했다”고 말했다.

먹는 남성 피임약을 만들려던 앞선 노력들은 모두 실패했다. 페이지 교수는 ”기존 남성용 경구피임약 후보물질들은 몸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 하루에 2알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꾸준한 복용을 유도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며 “DMAU는 긴 사슬로 된 지방산인 운데카노에이트를 포함하고 있어 체내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뉴욕 노스웰 남부보건의료원의 내분비전문의 로버트 쿠르지(Robert Courgi) 박사는 ‘라이브 사이언스’에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다”라며 ”만약 부작용이 보고된 정도라면 이번 연구는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여성들이 먹는 피임약도 많은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인기가 있고, 많은 여성들이 부작용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피실험자 수가 너무 작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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