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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01일 15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6월 01일 15시 40분 KST

남자아이들에게 '동의'를 제대로 가르치는 법 7가지

6. 포르노에는 노골적인 여성혐오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현실의 섹스'가 결코 아니라고, 터놓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우리 사회엔 ‘동의’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성교육 상태는 무서울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가정에서 대화를 이끌어야 할 수도 있다.

모든 청소년이 동의에 대한 건강한 생각을 기르도록 해야 하지만, 특히 ‘소년들’에게 필요하다는 인식이 최근 일고 있다. 뉴스에 등장하는 성폭력 범죄자들은 대부분 ‘남성’인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남성 성폭력 생존자들은 더 큰 오명을 쓰며, 여성들보다 도움받을 방법 역시 부족하다.

허프포스트는 아들을 둔 성교육자들을 만나 학생과 자기 아들에게 ‘동의’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지 물었다. 아래는 그들의 조언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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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찍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의 마음속에 ‘동의’에 대한 생각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성적 동의’에 대해 이해하기 훨씬 쉬워진다.” 17세의 아들을 둔 성교육 전문가 에이미 랭이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이 개념을 일찍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몸이 자기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만지기 전에 먼저 허락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괜찮은지 확인해야 하고, 괜찮지 않다면 만지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아이가 배워야 할, 학대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행동이다.” 섹슈얼리티 교육자 로번 월러스-라이트가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성인 아들과 딸을 둔 월러스-라이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상대가 나의 거절을 존중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가해자가 비밀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반드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리디아 M. 바워스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건강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태어날 때부터 동의에 대한 틀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의도하든 아니든, 어린이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 따라간다.” 바워스는 3세 아들을 둔 성 교육자다. 

“우리는 가해자 역시 한때는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대신, ‘내 아이가 언젠가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는 생각만 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의 행동을 보며 ‘5년, 10년, 15년 뒤에 저런 행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2. 신체 자율성을 확립시킨다

 

동의에 대한 가르침은 신체 자율성을 가르치는 것에서 시작된다. 허프포스트가 만난 성 교육자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자신과 타인의 몸을 존중하라’고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말을 익히지 못한 아기들의 경우 기저귀를 갈 때, 목욕을 시킬 때, 함께 놀 때 당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반응을 잘 살펴야 한다고 바워스는 말한다. “신뢰를 배워가는 아기들은 양육자와의 신체 접촉과 위안을 필요로 하지만, 아이가 접촉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의사를 존중함으로써 동의에 대해 가르치게 된다.”

“부모는 아이들이 간지럽히기, 껴안기 등 육체적 애정 표현을 원하지 않을 때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싫다고 하면 그대로 존중해 주어야 아이들이 경계선을 만들 수 있고, 자신의 경계선이 존중받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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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울음을 터뜨려야만 내가 스킨십을 그만둔다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가? 내 아들이 15년 후에 파트너와 함께 스킨십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만약 내가 간지럽히다가 멈추고 ‘지금도 재미있니? 좀 더 간지럽혀 줄까?’라고 물어보고, 아들의 대답에 따라 계속하거나 그만둔다면 어떨까. 그러면 아들은 다른 메시지를 받게 될 것이다. 동의는 줄 수도 있고 취소할 수도 있고, 모두 즐거운지 확인해도 산통을 깨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성교육 교사 킴 캐빌이 보기에 이는 의사 등의 성인에게도 적용된다. 캐빌은 최근 5살 난 아들의 허벅지와 엉덩이에 습진이 나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

“내 아이는 의사가 바지를 벗기기 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사는 진료 전에 ‘네 엉덩이를 봐도 괜찮겠니?’라고 물어봐야 한다. 그건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아들’이 허락해야 하는 일이다.”

캐빌은 거부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아들과 나눴다. “내 아이들은 주사 맞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독감 예방 주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이걸 원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내겐 법적으로 네 몸에 대한 책임이 있고 난 이 주사가 네 몸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라 믿어. 지금 이건 나의 책임이기 때문에, 네가 반대한다고 해도 내가 결정을 내릴 거야.’라고 말한다. 시간이 더 들어가긴 하지만 내 직업을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3. 타인의 몸을 존중하라고 가르친다

 

신체 자율성은 쌍방으로 작용한다. 아이들에겐 타인으로부터 신체 자율성을 존중받아야 함을 가르치는 동시에 타인의 신체도 존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 개념도 어린 나이에 확립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자기 것이 아닌 장난감일 경우 써도 되는지 먼저 물어본 다음 친구나 형제 자매가 허락해 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지고 놀라고 설명해줄 수 있다. 친구나 형제자매가 안 된다고 하면, 아이는 그 대답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월러스-라이트의 말이다.

“마찬가지로, 자신과 타인의 경계선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아이가 당신의 허락 없이 당신 핸드백을 뒤져 전화기를 꺼내 가지고 놀려고 한다면, 부드럽게 전화기를 빼앗고 ‘엄마 핸드백을 뒤져서 전화기를 꺼내기 전에, 엄마한테 먼저 물어봐야 해.’라고 말해 주라. 혹은 여동생의 땋은 머리를 잡아당기고 도망가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너한테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동생 머리는 동생 것이니 잡아당기기 전에 괜찮은지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해주라. 미리 물어볼 수 없으면, 그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고 하라.”

어린아이들은 화가 났을 때 때리는 것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때가 가르침을 주기 좋은 순간이다.

“‘아니야, 때리면 안 돼.’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너는 방금 저 사람의 몸을 아프게 했고, 저 사람은 몸이 아파서 지금 울고 있어. 때리기 전에 물어봤니? 안 물어봤어? 그러면 안 돼. 누가 너를 때리면 너는 어떻겠니?’라고 말한다. 때리는 것은 나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잘못이라고만 말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육체적 자율성, 그 사람의 몸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한 것도 잘못이다.”

바워스는 거절당하는 것 자체가 동의에 대한 교훈을 주며, 상대를 탓하지 않고 거절 의사를 존중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당신과 육체적으로 맺어지지 않기로 했을 때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괜찮지만, 그 이후의 당신 행동은 그들이 아닌 당신의 책임이다. 우리는 공감 능력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포옹을 거절당했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역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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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솔선수범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성인인 당신도 가르침을 받게 된다. “아이들은 우리가 세상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매일 지켜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 중 하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이 몸소 되는 것이다.

나는 주위의 어른들을 불편하게 만들 때가 있다. 복수심을 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불편하다고 해도 내가 보기에 옳지 않은 일에 맞서기 때문이다.” 캐빌의 말이다.

캐빌은 발언자가 자신이 아는 사람이든 아니든 간에 문제가 있는 순간을 그냥 넘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지금 하신 말에 대해 정중히 반대한다. 이유는 이렇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이 꼭 그 모습을 보도록 한다. 불편한 것에 맞서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이 커서 마주치게 될 일을 해결할 때 도움을 줄 것이다. 

 

5. 아이의 나이에 맞춰 대화를 진행한다

 

아이들이 성적으로 성숙한 나이가 되었을 때, 동의에 대한 논의는 보다 상세해질 수 있다.

“내 아들이 십대였을 때, 우리는 [누군가를 만지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이 상대를, 또한 상대의 몸을 중요하게 여김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했다.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은 동등한 사람으로 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진다.” 월러스-라이트는 또한 “감정적 경계선’을 강조하며, 상대의 기분이 어떤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아들이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헤어질 무렵 파트너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면, 상대 여성이 미소 짓고 있다 해도 그녀의 진짜 감정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즐거워서, 혹은 불안하고 얼른 데이트가 끝났으면 해서 미소 짓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반드시 ‘난 정말 즐거웠어. 키스해도 괜찮을까?’라고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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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처음에 “그건 너무 어색해요 엄마, 그렇겐 안 할래요.”라고 말했다. 월러스-라이트는 이 행동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중 문화에서 잘 나오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상대에게 먼저 물어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는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나오고, 그건 영화에서 가장 섹시한 장면 중 하나다. 묻는 것은 섹시하지 않다는 잘못된 믿음을 쫓아버리는 장면이다!”

월러스-라이트와 아들은 공감 능력 발달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누군가 내 아들의 의지에 반하여 아들을 만진다면? 크게 침해당했다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어떤 로맨틱한 만남에서든 파트너가 진정한 상호교류를 즐겨야 좋은 경험이 된다고 강조한다. 불편해 하는 파트너의 마음을 바꾸려 노력한다면, 그건 동의가 아니라 ‘강압’이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것(자신이 기분 좋은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건강하고 평등한 관계에서는 양쪽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 내게 선택권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트너에게도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둘 중 스킨십을 원하는 한 명이 어색함을 이겨내고 물어보아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아낀다는 걸 보여주는 행동이다. 그래야 좋은 경험이 가능하다.”

성폭력은 ‘원치 않는 다양한 형태의 성적 접촉’을 의미하며, 강제나 폭력이 있어야만 성폭력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려야 한다.

“휘파람 불기, 제스처, 아래위로 훑어보기 등의 행동도 상대의 경계선을 침범하는 행위다. ‘네 옷이 정말 마음에 들어.’와 같은 순수한 칭찬과 상대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보기 좋군.’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르다. 앞의 말은 진심이고, 뒤의 말은 권력의 행동이다.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내가 네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리겠어.’라는 의미다.”

6. 포르노에 대한 대화를 한다

 

“청소년과 나눠야 할 가장 중요한 대화는 아마 포르노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남자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 아이들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캐빌은 아이가 10~13세 정도 되었을 때 대화를 나눌 것을 추천한다. 온라인에서 포르노를 보기 시작하는 나이가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포르노가 본질적으로 부도덕하거나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의 온라인 포르노는 남성들이 소비하기 위해 남성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노골적인 여성혐오를 담은 포르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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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리는 포르노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섹스이지 ‘현실의 섹스가 아니다’라고 터놓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두 가지는 다른 것이다. 실제 섹스를 하기 위한 준비로 포르노를 본다는 것은 ‘스타워즈’를 보고 우주선에 탈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모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포르노의 여성혐오와 폭력이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남길 수도 있다. 아이들은 현실의 섹스가 전혀 저렇지 않음을 맥락상 이해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빌은 포르노에 대한 어메이즈(Amaze)의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추천한다.

 

7. 이러한 교훈이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걸 알려준다

 

“이러한 정보는 소년, 소녀, 넌 바이너리(non-binary·한쪽 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규정하는 사람)에게 모두 적용된다. 그리고 동성, 이성 관계에도 모두 적용된다. 모두 경계선을 존중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월러스-라이트가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해로운 젠더 편견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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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애들이 원래 그렇지’라는 말은 남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변명일 뿐이고, 여러 남성에게도 결례가 되는 말이다. 소년들은 충동을 조절할 능력이 없으며, 나쁜 행동이 정상이다, 심지어 당연하다는 걸 암시하는 말이다. 소년들, 남성들은 생각할 줄 아는 인간들이고,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언행을 통제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 허프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