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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있는 방을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환기해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 25배)

하루에 환기 3번은 필수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Getty

사무실에서 환기를 자주 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다. 화석연료나 나무 등을 태울 때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이 과열된 컴퓨터에서도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최성득 교수 연구진은 전산실은 물론 일반 사무실의 컴퓨터에서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가 나와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학술지 ‘건축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 6월호에 발표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석유, 석탄, 나무 등을 태울 때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다.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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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Getty

연구진은 컴퓨터 부품에 불순물로 포함된 PAH가 컴퓨터가 과열되면서 휘발돼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건 새집증후군을 연구하던 중 전산실의 PAHs 농도가 다른 실내공간보다 2~4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연구진은 실내공기와 컴퓨터 내부 공기를 채취해 PAH 농도를 분석한 결과, 컴퓨터가 있는 방의 PAH 수치가 컴퓨터가 없는 방보다 2~25배 높다는 걸 확인했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PAH는 컴퓨터의 사용 연수, 작동 시간, 내부 온도 및 컴퓨터 크기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실내 공간 크기가 작고 컴퓨터가 많을수록 PAH 농도가 높았다. 특히 사용기간이 짧은 컴퓨터일수록 많은 양의 PAH를 배출했다. 새집 입주 초기에 실내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새집증후군과 비슷하다. 

사무실, 전산실, 서버실의 실내공기와 컴퓨터 내부 공기, 컴퓨터 부품(회로판, 피복전선, 트랜지스터)을 분석한 결과, 컴퓨터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대기오염물질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사무실, 전산실, 서버실의 실내공기와 컴퓨터 내부 공기, 컴퓨터 부품(회로판, 피복전선, 트랜지스터)을 분석한 결과, 컴퓨터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는 대기오염물질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 제공

연구진은 또 실험에 사용한 모든 컴퓨터 부품에서도 직접 PAH를 검출할 수 있었다. 회로기판과 전선피복 등의 컴퓨터 부품을 밀폐용기에 담은 뒤 60도로 가열한 실험에서 가열 시간이 길수록 PAHs 농도가 높게 나왔다. 최성득 교수는 “컴퓨터 외에도 여러 전자제품에서 PAHs가 배출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 레이저 프린터에서 PAH가 배출된다는 해외 사례 보고도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PAH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 대기오염 물질에 많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환기를 자주하고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논문 초록에서 “사무실에서 흡입하는 PAH의 유해성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설정한 위험 임계치보다는 낮았다”며 “그러나 PAH 외에도 컴퓨터에서 다른 휘발성 화합물이 방출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부품의 성분 등을 추가로 분석해 정확한 오염원을 찾고, 중장기적인 건강 위해도를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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