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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가 일본 언론에 '정의기억연대, 법 위에 군림한다'고 비난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이익 추구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이해보다는 자신들의 역할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 정의연 때문에 2012년 ‘사이토안’이 좌초했다는 느낌을 주는 인터뷰였다. 하지만 정의연이 당시 밝혔던 구체적 입장에 대한 설명 없이 전적으로 ‘개인적으로 받은 느낌’이 그랬다는 방식으로 정의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보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16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보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16 ⓒ뉴스1

천 이사장은 24일 요미우리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외교안보수석일 때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정대협)를 접촉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이들이 “위안부(피해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권이 위안부 (피해자가) 아니라 정의연을 피해자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문 정권이 말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는 정의연 중심주의였다”고도 주장했다.

천 이사장은 이 인터뷰에서 2011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사이토 쓰요시 관방 부장관이 일본 쪽 복안을 들고 서울로 왔다고 밝혔다. 사이토 관방 부장관이 들고 온, 이른바 ‘사이토안’은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자를 1명씩 만나 일본 총리의 사죄 친서와 일본 국가 예산에서 나온 보상금을 전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적었다.

천 이사장은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 5~6명을 만났는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있는 동안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금을 받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의연이 강경하게 요구했던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문제에) 대해서는 할머니들은 난해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고도 했다.

24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외벽에 시민들이 적어놓은 메시지가 걸려있다.
24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외벽에 시민들이 적어놓은 메시지가 걸려있다. ⓒ뉴스1

그는 “(정대협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윤미향 정대협 대표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표가 ‘사이토안’ 내용에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내용을 듣고는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윤씨가 순수하게 위안부 (피해자)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위안부 (피해자와)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당시 깨달았다”고도 했다. “사이토안은 위안부 (피해자)에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윤씨에게는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는 사형 선고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정권 내부에 “윤씨에게 찍힌 공직자는 (좌천 등으로) 인생을 망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자신의 신상을 걱정하는 후배로부터 일본 쪽 안을 포기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 이사장의 이런 인터뷰 내용은 마치 정의연 때문에 사이토안이 좌초된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어 논란이다. 하지만 천 이사장은 이 인터뷰에서 윤 대표와 정대협이 당시 사이토안에 대해 어떻게 말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천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받은 느낌일 뿐이다.

사이토안을 추진했던 당사자인 사이토 전 관방 부장관은 2013년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 △노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해서 (일본 쪽의) 인도적 조처 설명 △‘위로금’ 등 인도적 조처는 100% 일본 정부 자금으로 지출을 내용으로 하는 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 안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사이토 전 관방 부장관은 “총리가 당 대표 토론에서 (중의원) 해산을 선언했고,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완전히 대통령 선거 모드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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