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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지금 바퀴벌레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10억 마리가 매일 50톤의 음식 쓰레기를 먹어치운다

  • 김태성
  • 입력 2018.12.11 14:12
  • 수정 2018.12.11 15:35

어둠 속에서 소리만 듣고도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다. 수백만 마리의 바퀴벌레가 나무 통을 기어 오르내리며 먹이를 해치우는 중이다.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매우 독특한 음식폐기물 처리 방식이다.

중국은 지금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도심 인구가 늘어나면서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매립지에 버려지기 때문이다. 바퀴벌레는 그렇게 끊임없이 쌓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바퀴벌레는 결국 죽게 된다. 하지만 죽은 뒤에는 가축을 위한 영양가 높은 사료로 변신한다. 중국에는 바퀴벌레 진액이 위를 치료하며 미용에도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산둥성 성도인 지난(Jinan) 외각에 위치한 바퀴벌레 농장에는 10억 마리가량의 바퀴벌레가 매일 50톤의 음식 쓰레기를 먹어치운다. 어른 코끼리 7마리와 맞먹는 양의 음식물이다.

음식폐기물은 매일 새벽 ‘산둥성 키아오빈 농업 테크놀로지(사)’로 배달된다. 폐기물은 배관을 통해 바퀴벌레가 기다리는 공간까지 옮겨진다. 

산둥성 키아오빈은 내년까지 동일한 시설을 3개 더 신설할 계획이다. 회사의 목표는 약 7백만 명이 사는 지난시의 음식폐기물 3분의 1을 처리하는 것이다. 

ⓒGetty Creative

바퀴벌레 산업이 중국에서 요즘 더 인기인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돼지 전염병 우려로 음식폐기물을 돼지 사료로 사용하는 게 금지됐기 때문이다. 

산둥성곤충산업협회 대표 류 유솅은 ”바퀴벌레는 음식폐기물의 처리/전환을 가능케 하는 바이오테크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죽은 바퀴벌레는 돼지 등의 가축을 위한 훌륭한 단백질 역할을 한다.

산둥성 키아오빈의 회장 리 홍이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꾸는 거다. 바퀴벌레 진액!”이라고 말했다.

쓰촨성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리 빙카이(47)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때 핸드폰 매장을 운영했던 그는 1백만 중국 위안(한화 1억 6천)을 바퀴벌레 사업에 투자했다. 이젠 바퀴벌레를 근처 돼지농장과 물고기 양식장은 물론 의약회사에까지 재료로 팔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시설에는 현재 340만 마리의 바퀴벌레가 살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사업을 하는 나를 이상하게 여긴다. 그러나 엄청난 경제적 이점이 있는 사업이다. 다른 마을 사람들도 내 본보기를 따라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리의 마을에는 현재 2개의 바퀴벌레 시설이 존재한다. 리의 목표는 시설 수를 20개로 늘리는 거다. 

또 다른 쓰촨성 지역에 있는 굿닥터는 60억 마리의 바퀴벌레를 운영하는 대형 바퀴벌레 업체다.

굿닥터 시설 관리 담당인 웬 지앙구오는 ”바퀴벌레 진액은 구내염과 소화성궤양, 외상, 그리고 위암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퀴벌레 진액을 수분 마스크와 다이어트 알약, 모발 관리 제품에 첨가하는 걸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굿닥터 시설에서는 평균 6개월 정도 살다 죽는 바퀴벌레를 뜨거운 김으로 세척한 후 말린다. 건조 과정이 끝나면 바퀴벌레는 영양소 추출 탱크로 옮겨진다. 

바퀴벌레가 도망갈 확률에 대한 질문에 웬은 그런 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 예방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시설을 삥 둘러싼 도랑은 물고기로 가득하다. 도망치는데 성공한 바퀴벌레가 있을지라도 녀석은 물에 빠질 것이고 그 결과 물고기 밥이 된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김태성 에디터 : terence.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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